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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끗희끗
 
김영란 시인   기사입력  2020/09/28 [18:20]

제사상 올릴 술
살아서 한 잔 다오

 

나 죽어 울지들 말고
지금 조금 울어다오

 

술 취한
아버지 눈에
흩날리던
진눈깨비

 


 

 

▲ 김영란 시인  

애주가인 아버지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술에 취해 동공이 풀린 아버지의 모습이란 사춘기 딸에게는 부끄러운 존재일 뿐. 그러다 보니 아버지가 술 드실 때면 고운 시선으로 보지 못했고 말 한마디를 해도 퉁명스러울 뿐이었다.

 

몇 년 전 희끗희끗 진눈깨비 날리던 그날도 아버지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있었다. 맏이인 필자의 잔소리를 듣고 나더니 낮고 깊은 음성으로“아버지 죽거든 제사상에는 술 올리지 마라.”하시는 거였다. 뜨끔했다.

 

아버지의 삶에 대해 조금만 이해하려고 하면 술 드시는 것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니지만 외려 외면하고 보이는 현상만을 탓하는 딸이 얼마나 야속했을까? 인생에서 술 빼고 나면 의미가 없다고 할 만큼 술을 좋아하던 아버지였지만 요즘은 건강 때문에 술을 잘 못 드신다. 아버지가 했던 말씀이 콕콕 가슴에 와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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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28 [18:2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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