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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그래도 추석 명절 보름달은 뜬다
 
편집부   기사입력  2020/09/28 [19:29]

전국적 코로나 비상방역에 발이 묶인 탓에 추석명절이 심드렁하다. 고향을 찾겠다는 사람이 열 명 중 두서너 명에 불과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찾아갈 곳이 있고 전화를 통해서라도 서로 안부를 전할 수 있는 사람들은 행복한 편이다.


찾아 올 사람도 없고 기다릴 사람도 없는 사람들은 이런 추석이 더 외롭고 슬프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코로나 확산을 막는다며 추석연휴 기간 이동자재 목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으니 외로운 사람들이 더 외롭다. 


비공식 통계에 의하면 울산지역 대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약 8만 명이다. 코로나 사태로  어렵지만 대기업은 이들에게 상여금을 쥐어줄 것이라고 한다.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는 추석명절을 앞두고 3명 가운데 2명이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소외계층으로 들어가면 이런 현상은 더 심각하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그들은 먹고사는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 존엄성에서 마저 외면당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만난 한 독거노인은 "이제 바라는 것도 없고 살만큼 살았으니 이렇게 누운 채로 조용히 눈을 감고 싶다" 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식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했다. 명절을 홀로 보내시는 게 안타까워 보여 "자제분은 없느냐"고 묻자 "있지만 사는 것이 바빠서 잘 찾아오지 않아. 다들 바빠서"라며 자신의 처지를 자식 대신 팍팍한 삶의 탓으로 돌렸다.


울산을 흔히들 `부자 도시`라고 한다. 1인당 총생산이 6만 달러에 육박하고 1인당 개인소득이 전국1~2위를 몇 년째 고수하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지만 속빈 강정이다. 명절 대목에 그나마 8만여 명은 귀향비니, 상여금이니, 격려금이니 몇 푼이라도 받지만 약 25만 명이 숨소리를 죽여야 하는 곳이 바로 울산이다. 어디 그 뿐인가. 코로나 사태로 외롭고 고독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발길마저 뜸하다. 특히 노령 층에 확진자 발생율이 높다보니 대 놓고 이들을 기피하는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때 산업근로자들로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사람들이 울산 곳곳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것이다. 


가진 사람과 여유 있는 사람들이 명절을 맞아 그들 앞에서 우선 겸허하자. 노력한 만큼 거둬들이고 이를 즐기는 것을 두고 뭐라고 할 순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러기 전에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도 있다. 바로 그늘진 이웃에 대한 배려심이다. 특히 명절 대목일수록 자신보다 열악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출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이 어려운 시기, 춥고 배고픈 사람들 머리위에도 보름달이 뜰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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