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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너는
 
이영은 시인   기사입력  2020/10/06 [18:20]

너는 어디로부터 왔는지

 

내게 진입한 순간을 붙잡아
함께 숨 쉬고 하나가 된다

 

이 세상 울음소리
다 네 울음으로 들리던 순간들

 

힘들게 허물 벗은 껍데기는 몇 번째인지

 

새롭게 다가오는 것들은
살아 튀어 오르는 음표를 달고
금빛 영롱한 날개를 젓는다

 

네가 앓고 있는 동경은 무엇인지

 

가장 아름다운 것은
아직 살아보지 않은 날들이 있다는 것


네 안의 순결과 야수의 밤들
얼룩진 푸른 멀미의 긴 날들을 지나

 

어느 한순간
정면으로 부딪치는 네 안의 나
또 다른 합일의 시간에 도달할 수 있기를

 


 

 

▲     © 이영은 시인

거울은 내면의 심리상태를 밖으로 표출하는 장치라 할 수 있다. 거울을 공유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어머니다. 하지만 그것도 유년에 한정된다. 공유하던 거울을 독점하는 순간 비밀과 고독과 어둠 한 자락이 몸에 들어앉는다. 더 이상 거울은 미적 탐구의 사물이 아닌 자화상의 도구가 된다. 거울 앞에서의 소리는 작아지고, "웃어야 할 때" 웃지 못하고, 마음을 숨긴다.

 

엄마가 올 수 없는 상황에서 `거울보기`는 내 몸에 "검은 어둠"을 들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끝도 없이 들여다보는 달력의 빨간 날들"만큼 거울을 볼 때마다 "검은 어둠"이 얼굴에 드러난다. 엄마의 부재는 "우는 법을 잊어버"릴 만큼 시인을 강하게 했지만, 내면의 슬픔은 더 깊어진다. "자투리 삶"마저 너덜거린다고 느낄 때마다 엄마에게 기대고 싶지만, 엄마는 곁에 없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리움 지문"을 찍을 만큼 엄마의 부재는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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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0/06 [18:2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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