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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菊花) 이야기
 
안효식 문우회 울산시 회장   기사입력  2020/10/15 [17:03]

 

▲ 안효식 문우회 울산시 회장    

가을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 국화는 높이 1m쯤이고, 꽃은 두상화로 줄기 끝에 피는데 가운데는 관상화, 주변부는 설상화이며, 관 모양 꽃은 암술과 수술을 모두 가진 양성화이다.

 

감국(甘菊)과 구절초의 교배를 통해 개량되었고, 꽃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2천여 종이 있으며 이 들 품종들은 꽃이 피는 시기와 꽃의 크기 및 생김새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누는데,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서는 5~7월에 피는 하국(夏菊), 8월에 피는 8월국, 9~11월에 피는 추국(秋菊) 및 11월 하순부터 12월에 걸쳐 피는 한국(寒菊)으로 나눈다.

 

중국이 원산이라고 하나, 그 조상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감국(甘菊)이라는 설과 산국과 뇌향국화와의 교잡설, 감국과 산구절초와의 교잡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재배를 시작한 시기는 당대(唐代) 이전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 세종 때 강희안(姜希顔)이 지은 양화소록(養花小錄)에 고려 충숙왕 때 중국에서 보낸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고려사(高麗史)를 보면 고려 의종(1163) 때 왕궁의 뜰에 국화를 심고 이를 감상했다는 기록이 있어 아마 그 이전부터 국화를 심고 감상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가요 동동의 9월령에도 국화가 언급되어 있다.

 

국화는 매화, 난초, 대나무와 함께 일찍부터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 고고한 기품과 절개를 지키는 군자에 비유하였으며, 뭇 꽃들이 다투어 피는 봄ㆍ여름에 피지 않고 날씨가 차가워진 가을에 서리를 맞으면서 홀로 피는 국화의 모습에서 우리의 선인들은 고고한 기품과 절개를 지키는 군자(君子)의 모습을 발견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국화를 일컬어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도연명(陶淵明)이 국화를 가장 사랑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주무숙(周茂叔)은 애련설(愛蓮說)에서 국화지은일자야(菊花之隱逸者也)라고 하였다. 유교적 관념에 비추어 볼 때도 국화는 의(義)를 지켜 꺾이지 않는 선비정신과 일치하므로 은일화(隱逸花)라 하여 속세를 떠나 숨어 사는 은일자(隱逸者)에 비유하였으며 군자 가운데서도 은둔하는 선비의 이미지에 잘 부합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강희안이 지은 양화소록(養花小錄)의 화목구품(花木九品)에서 꽃중에서 국화를 제1품으로 평가하였고 조선 영조 때 유박(柳璞)이 지은 화암수록(花菴隨錄)의 구등품제(九等品第)에서도 국화를 1등으로 매김하였으며, 화목 28우 중에서는 기우(奇友), 중국 송(宋)나라의 삼여췌필(三餘贅筆)에 증단백(曾端伯)이 택한 화십우(花十友)에는 명우(名友), 장민숙(張敏淑)이 택한 화십이객(花十二客)에는 청객(淸客)으로 표현되어 있다.


염제(炎帝) 신농(神農)씨는 국화가 몸을 가볍게 하고 오래 살게 하는 최고의 영약이라고 했으며 그 뒤로 많은 사람들이 영약으로 여겼다. 특히 황국(黃菊)은 신비한 영약으로 이를 달여서 마시면 장수한다고 믿어 왔으며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환갑ㆍ진갑 등의 헌화로도 사용하였다.

 

또한 백국(白菊)의 즙을 넣은 선약을 일정(日精)이라 하여 불로장수(不老長壽) 약으로 여겼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을 비롯하여 향약집성방, 본초강목 등 옛 의서(醫書)에서도 국화는 상약(上藥)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약초이다.

 

국화는 10월과 가을을 나타내며 기쁨과 안거(安居), 공직에서의 은퇴를 상징하고 장례식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흰 국화의 꽃말은 성실과 진실, 감사이며 노란색 국화는 실망과 짝사랑을 의미하고, 빨간색 국화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는 뜻이 있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기에 좋다.


또한 가을의 꽃 국화로 담은 국화주는 중양절(重陽節)의 절식(節食)으로 예로부터 궁중의 축하주로 애용되었고, 세간에서는 이 술을 하루에 세 번, 한 번에 한 잔씩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면 뼈와 근육이 튼튼해지고 오래 살게 된다고 알려져 너나없이 국화주를 즐겼던 것 같다. 특히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하였다.

 

서정주는 국화 옆에서란 시에서 가을에 피는 국화는 봄에 피는 다른 꽃들과 달리 오랜 성숙 과정을 통해 피어나는 꽃으로 인식한다. 토정비결에서도 가을 국화와 복숭아가 각각 그때를 얻는 것처럼 만물은 때를 만나야 영화로운 법, 주인공은 바로 적절한 때를 만나 성공하겠다(秋菊春挑 名得其時). 는 괘가 있다. 그만큼 국화는 인고의 세월을 견디고 피어난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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