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중위 국감 현장. 권명호 의원(사진 왼쪽)ㆍ석유공사 양수영 사장(오른쪽)     © 편집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건설 중인 한국석유공사 지하석유비축기지의 안전문제와 함께 내진 강화 주문이 제기됐다. 현재 건설 중인 지하비축기지는 지진강도 6.5(지반 가속도 0.2G)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지질학 전문가들은 7.0(0.3G)에 기준치를 둬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고리 원전의 경우 7.0에 기준을 두고 건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지도 여러 차례 내진설계 강화를 주장하며 관련 기사(2019년 11월 25일자 머리기사)를 게재한바 있다.

국민의힘 산중위 소속 국회의원 권명호 의원(울산 동구)이 지난 20일 석유공사에 대한 국감질의에서"울산 석유비축기지 안전에 대한 울산지역의 관심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한 안전강화 계획과 주민설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날 "2016년 1월부터 온산읍에 석유비축기지를 건설 중인데, 내진설계 6.5로 건설 중인 것과 관련해 주민들이 내진설계를 보강해 달라는 요구가 있다"고 지적한 뒤 "울산 지역의 언론과 주민들의 관심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하고, 납득이 가도록 계획을 세워 주기 바란다"며 내진안전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보강계획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양수영 사장은 "(석유비축기지) 내진설계가 당초 6.5로 되어 있는데, 암반이 어느 정도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돼있느냐를 확인하기 위해 따로 조사를 해 봤더니 7.7까지 나왔다"고 답변하면서 "우리나라에 그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제로이며 그래서 안전하다고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리히터 규모가 1등급 차이가 날 때 충격에너지는 3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진 설계가 6.5로 설계된 지하석유기지가 7.0 이상을 견딜 수 있다는 석유공사 측의 설명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석유공사가 실시한 가상 내진강도 실험(시뮬레이션)대상이 온산 지역 지하비축기지가 아니라 강원도 모 지역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석유공사 측의 이런 설명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온산지역 암반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게 아니라면 실제 내진 정도가 이 보다(7.7) 훨씬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대 지질학과 손 문 교수는 "양산 단층대 위에 지하비축기지를 건설하면서 내진 6.5에 맞춘 것은 안전성을 기준으로 잡은 것이 아니라 관련법 규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우리나라 관련법이 내진 최대치를 6.5에 맞춰두고 있다"며 "기준치를 7.0에 두고 지하기지를 건설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이미 6.5에 맞춰 건설된 기존 원전이나 대형 건물들을 보강 하는데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법규를 내세워 안전치를 뭉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권명호 의원은 지난 9월11일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석유유출사고에 대해서도 "안일한 점검을 해서 발생한 인재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비 보강과 점검 강화하고 필요하면 인원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피해를 잘 보상하고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주민들과 대화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 사장은 "유류유출사고로 인해서 지역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친 것에 대해서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국정감사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