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미정 울산교육서포터즈

오전 8시를 알리는 알람이 울리고 아이는 일어나 씻고 밥을 먹는다. 그런데 교복을 입고 학교로 가는 것이 아니라 평상복 차림으로 자신의 방에 들어가 노트북과 휴대폰을 켠다. 휴대폰으로는 자가진단 체크를 하고 노트북으로는 온라인 수업을 시작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로 가야하는 학생들이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가는 생활에 더 익숙해지고 학교 가는 날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온라인 수업과 함께 자녀를 돌봐야 하는 부모들이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 동안 온라인 수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교육청과 일선 학교들이 노력한 결과 지금은 교사나 학생 모두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진 상태다.

반면 부모들이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졌을 쯤 비대면 학부모 교육이 시작됐다. 울산시 교육청 학부모지원세터는 온라인 학부모 교육을 지난 8월부터 시작했다. 초중고생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들이 네이버 밴드를 통해 진행됐다.

네이버 밴드 상 온라인 교육과 줌(Zoom) 강의는 둘 다 비대면으로 진행되지만 서로 다른 측면이 있다. 줌을 통한 쌍방향 원격교육은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강연에 훨씬 더 집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화면도 스크린 전체를 통해 보기 때문에 기울어짐이나 흔들림이 전혀 없었다.

반면 온라인 교육은 도강연자와 교육화면을 동시에 카메라에 담다 보니 교육화면이 작아 화면을 확대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또 교육 내용이 재미있거나 집중이 잘 될 때는 시간이 금방 흘러가지만 지루할 때는 피교육자가 산만해지거나 집중할 수 없는 문제점도 발생했다. 한편 전달식 수업은 자기주도 학습을 잘 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자녀들에겐 좋은 수업이었다.

그러나 성향과 기질에 따라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녀들도 있다. 자녀들이 온라인 수업을 받을 때 자세가 나쁘다고, 집중하지 않는다고 이들을 탓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학생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집중력이 떨어지는 수업방식 때문이었다. 필자도 온라인 강의를 직접 들어봤는데 2시간 동안 앉아 있기가 어려웠다.

또 앉아 있어도 집중해서 듣기보다 커피를 마시고 카톡이 오면 바로 확인하는 등 산만하기는 자녀와 다를 바 없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대면수업과 비대면 수업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도, 친구도, 칠판도, 책상도 없는 자신의 방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질문 없는 전달식 수업을 반복하는 것은 지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온라인 수업을 쌍방향 원격수업으로 바꿔야 한다.

하지만 쌍방향 원격수업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음성이 들리지 않는다든지, 비디오가 켜지지 않는다든지, 또는 필요한 도구가 부족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사전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한 후 온라인 수업과 쌍방향 원격수업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 과정에는 선생님들의 어려움과 다양한 현실적 벽이 있을 거라고 본다.

울산에서도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를 두고 어떤학교는 쌍방향원격 수업을 하고 있는 초등학교도 있었다.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은 선생님이 별도로 수업을 해주시고 계신다는 말에 놀라워 했던 일도 있었다.

코로나 19가 종식되더라도 다양한 바이러스에 우리는 자유롭지 못할 거란 생각을 가지면서 현 시점에서 학생들이 학업에 지장을 받지않고 또는 학업에 뒤처지는 일이 없도록 효율성과 효과를 모두 얻기 위해 온라인 수업에 빠른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 자녀들의 교육이 위기가 아닌 기회로 바뀌고 4차 산업혁명시대와 함께 미래를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갈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