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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가 수양
 
김재범 도예가 자운 세라믹아카데미 대표   기사입력  2020/10/26 [17:28]
▲ 김재범 도예가 자운 세라믹아카데미 대표    

요즘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세상을 읽는데 부쩍 시간을 들인다. 예약되었던 체험수업이 연기 되거나 취소되는 경우도 있어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주변의 여건이나 사정은 어떠한지 묻고 살피게 된다. 그리고 어려움을 돕는 정책들이 페이스북이나 카톡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알려지는 사례가 많아진 것도 한 이유다.

 

마치 지금과 같은 사태를 예견하여 언택트(untact) 기술이 발전한 것은 아닐 터인데 유용한 소통 수단이 되고 있어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까. 이번과 같은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맞춤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앞으로 사회관계망을 통한 소통은 필수가 될 듯하다.


그동안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게 되고 직업이 사라지며 일어날 수 있는 `언택트 디바이드(untact divide)`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번 파동을 거치면서 대면수업이 비대면 온라인 쌍방향 수업으로 열린다든지 많은 부분에서 미래에 대한 선행학습이 이루어지는 등 새로운 시대의 변화가 가속도를 내고 있음을 실감한다. 비대면 방역지침과 권유로 사람들의 직접적인 활동이 제약을 받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인간스스로 늘려왔던 욕심이나 욕망도 억제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소비위축이 큰 만큼 화석연료 사용이 줄면서 맑은 하늘을 찾은 지구 사진을 다시 볼 수 있었다. 뿌옇게 변했던 하늘은 인간의 지나친 탐욕이 부른 자연의 표정임을 우리에게 말하려한 것은 아니었을까. 한편에선 기본적인 욕구가 억제되면서 정신이 피폐해지고 있다는 말들도 흘러나오고 있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삶의 원동력을 물질적인 면으로만 충족하려했다는 반성도 해본다. 세상이 온통 산란한 경계에 놓여있어 끌려 들어가지 않도록 또렷하고 고요한 정신을 기르는 수양의 시간이라 여겨진다. 


세상이 온통 물질적 이익관계의 유 불리로 얽혀 돌아가고 있는 현실을 벗어나서 어떻게 잘살아 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다. 이쯤에서 종전과 달라진 일상이 만들어낸 헝클어지고 일그러진 심신을 치유할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정작 이럴 때 필요한 우리시대의 인문학은 침묵하고 있다. 어차피 우리는 이 세상으로 나올 때 오직 하나의 육체만을 가지고 와서 죽는 날까지 영혼과 함께 살게 된다. 스스로 아름다움에 대한 지각이 생길 때 하나밖에 없는 몸도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면서 비로소 갈등도 하게 된다. 

 

다른 몸으로 바꾸거나 지워버릴 수도 없다는 이치를 알면서도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까지는 많은 수양이 되어야 한다. 육체와 영혼은 숙명적으로 한 몸이 되어 만족과 불만 사이에서 평생을 각축한다. 사랑으로 맺어진 육체와 영혼의 연은 서툴고 힘든 상황에 고립 될수록 그 사랑이 그립고 더욱 간절해진다. 삶의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번뇌는 영혼의 높은 이상과 비례한다.

 

이를테면 누군가 피와 땀을 짜내는 고뇌 속에서 만들어낸 결과물들이 사랑의 결정체처럼 이야기 되는 연유 일거다. 만약에 그러한 작가의 작품이 있다면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사유되는 쉬이 흉내내기 힘든 비결이 있지 싶다.

 

 세상에 가장 흔하게 널려있는 재료인 흙을 다루는 도예가의 작업은 거친 재료를 다루는 고되고 험한 일이다. 더하여 부드럽고 섬세한 공력과 냉철한 결단을 필요로 하는 녹녹치 않은 선택의 연속이다. 매일을 절차탁마(切磋琢磨)해야 하고, 때때로 학이시습(學而時習)해야 겨우 현상유지가 가능하다.

 

그중 사람들에겐 가장 하찮고 보잘것없이 보일지 모르지만 꼭 빠트리지 않아야 할 공정이 있다. 구석지고 낮은 곳의 먼지를 털고 닦아내는 일이다. 천하의 명품도 그 바닥으로부터 세워졌듯 무위자연도 하찮아 보이는 것들을 결코 하찮다 그리 말하지 않는다. 사람이 자연의 마음을 닮았다면, 꽃이 먼저 꽃잎을 지우고 고개 숙인 꽃대를 쳐다보며 애처로워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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