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본지가 지속 지적해왔던 울산대학교병원의 편법운영 사실이 올해 국감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영 의원(더불어 민주당)에 의해 사실로 확인됐다. 울산대학교병원이 열악한 울산의 의료현실에서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는데 기여한 바도 없지 않으나 그동안 울산시민들을 기만했다는 점에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울산대학병원은 현대중공업이 투자한 의료법인에서 운영하는 단순 민간종합병원에 불과했다. 울산대학병원의 연혁에 의하면 1975년 해성병원이란 간판으로 문을 열고 진료를 보아오다가 1997년 3월년 울산대학교병원으로 개칭해 2017년까지 20년 넘게 운영돼 오다 현대중공업 소속에서 울산공업학원으로 소속을 변경했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지난 1997년부터 울산대학교병원이 울산대학교 부속병원으로 혼돈하며 진료를 받아오고 있다.

울산시민들이 울산대학교병원을 울산대학교 부속병원으로 오인하게 된 데에는 현대가(家)와 울산대학교병원의 잘못이 크다. 서동용 의원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울산대학교는 울산대학교병원을 부속병원으로 지정해 운영하면서도, 의과대학을 울산대학교가 아닌 서울아산병원 내에 설치 운영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 1987년 농어촌지역의 의료인력 공급과 전 국민 의료보험 실시 앞두고 지역의료불균형의 해소와 지방대 육성을 목표로 울산대학교에 의예과 신설을 허용했다. 이처럼 서울아산병원 내 의과대학 건물을 별도로 설치하고 운영하고 있는 것은 당초 울산대에 의과대학 신설을 허용해준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다. 울산대학교는 울산대학교병원은 부속병원으로 지정해놓고도 실제 교육은 여전히 서울아산병원을 교육병원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로 볼 때 울산대학교병원은 대학부속병원이란 허울만 둘렀을 뿐이지 실질적인 대학병원다운 면모가 없는 셈이다. 권역별 최상위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2014년 도입한 제도가 상급종합병원 지정제도다. 제2기(2016~2018)때 상급병원으로 지정받았던 울산대학교병원은 수련의에 속하는 전문의 숫자를 채우지 못해 제3기(2018~2020년) 선정과정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먼 외지까지 상위진료를 받으러 가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등 피해는 오롯이 울산지역 환자들이 봤다. 지난 28일 지역에서 활동하는 울산건강연대가 보건의료분야 행정감사 의제채택을 위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들은 "코로나19위기로 확인된 울산의 의료 취약현실에서 의사인력 배출 및 의료수준 향상을 위해 울산시와 울산시의회가 앞장서서 `울산의대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변했다.

또 "의대 인가 후 20년 동안 부속병원 지정을 않다가 뒤늦은 부속병원 지정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도 울산의대생의 교육과 수련은 협력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 대부분 이루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울산의대가 울산에 없음으로써가 의료인력 부족, 지역전문보건인력 교유기관의 부재, 의료전달체계의 왜곡 등의 문제가 발생해 왔다고 비판했다. 건강연대의 주장과 별개로 실제 대부분의 울산시민들은 20년 넘게 다른 시ㆍ도들처럼 울산에도 대학교가 운영하는 대학병원이 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이 제공되는 의료수준을 떠나 대학부속병원이 아니면서 부속병원인양 행세해 왔다면 시민들을 기만한 행위나 마찬가지다. 이제 와서 지난 잘잘못을 따질 생각은 없다. 단지 시민들 앞에 나와 사과하고 신뢰받는 병원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하는 울산대학병원의 모습을 기대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