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부.울.경 지역 민주당 의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가덕신공항 건설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편집부

 동남권 신공항 건설 김해-가덕도 다툼에 끼여 울산시가 `샌드위치` 신세다. 접근성ㆍ효율성 측면에서 김해공항이 울산에 유리하다는 게 지역의 대체적 여론이다.

하지만 민선7기 민주당 울산시 수뇌부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에 무게를 두는 중앙당 방침에 따르지 않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특히 이낙연 민주당 대표, 김태년 원내 대표 등이 부산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가정해 당내 업무추진 팀(TF)까지 꾸린 마당이어서 지역 여론과 당 지침 중 어느 한쪽도 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가덕도 카드가 내년 부산시장 보궐 선거용이란 비판이 지역 일각에서 제기되자 내년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를 치러야 할 울산시 수뇌부 입장에선 이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16년 김해공항 확장이 동남권 관문공항 입지로 결정될 당시 울산은 경북 밀양을 선호했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 전문 용역사는 적합성에서 김해공항 1위, 밀양 2위, 가덕도 3위로 책정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의 조율에 따라 김해공항 확장으로 귀결됐지만 어쩔 수 없이 김해공항을 선택한 당시의 분위기는 여전한 상태다. 밀양 대신 김해공항을 차선책으로 선택했을 뿐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한참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박맹우 전 울산시장은 "울산의 제1선택지는 밀양이지만 그것도 아닐 경우 김해공항 확장 방안이 옳다"고 했다. 또 "이미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돼 수십억 원이 투입된 국책사업을 뒤집는 이유는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부산 유권자의 표심을 노리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울산 정의당 김진영 시당 위원장도 "부산시장 보궐 선거용 여부를 떠나 접근성이나 활용성 측면에서 김해공항 확장이 울산에 유리한 게 사실"이라며 " 가덕도에 신공항이 건설될 경우 이에 투입되는 약 11조 원은 모두 국민 혈세"라고 지적했다.

 반면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동의하는 측도 있다. 진보당(전 민중당) 김종훈 전 국회의원은 "20대 국회의원 시절 이 문제에 대해 조종사ㆍ항공관제 요원들과 논의해 봤는데 김해공항은 국제선 조종사들이 가장 어렵게 여기는 곳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또 내년 보궐선거용이라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선 "민주당 측이 2~3년 전부터 이 문제를 검토해 왔는데 올해 초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늦춰지는 바람에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시민 유익 우선`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철호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직후인 2018년 6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제안한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김경수 경남지사와 함께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7월 이를 철회하고 "울산시에 유리한 쪽을 택하겠다"고 밝혀 오 전 부산시장을 당혹케 했었다.

17일 발표된 울산시의 입장도 `울산시 유익 우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덕도 신공항에 반대하지 않지만 울산시민 편익이 먼저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야권과 지역 일부 시민단체들은 `물 타기`라며 확고한 입장표명 요구하고 있다.
울산시의 어정쩡한 입장이 이어질 경우 내년 남구청장 재선거에서 정쟁용으로 아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