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과 저녁노을이 신호를 기다립니다 푸른 불이 켜지자 어깨 스치는 얼굴들 어제를 지나온 사람 내일을 뛰는 사람 하지와 동지가 달과 달을 건너갑니다
차안과 피안 사이 지수화풍으로 돌아가면 서로 오고 갈 수 있겠지요 티격태격 사는 것도 참 신명나는 일이네요 너와 나 서로 함께 걷자는 간절함 아닌가요 침묵이 건너가는 길 밀물과 썰물의 순환 레테강 건너면 오갈 수 없잖아요 무덤과 자궁 사이엔 횡단보도가 있을까요
버스 정류소 알림판이 고장 났네요 `38번 버스 1분 후 도착`이 5분 10분 가을이 지나도 오지 않고 그 사람도 나타나지 않네요 주술을 걸어봅니다 하나아 두우울 세에엣… 기어이 오지 않네요 그와 나 사이의 길이 연기처럼 사라졌네요 추억으로 향하는 길 빨강 노랑 파랑
신호등을 건널 때마다 하늘에는 건너가고 건너오는 신호등이 없는 걸까. 생각해 본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삶을 이어가고 싶다. 그게 하나의 신호등의 역할 같아서 소중하게 여기고 싶은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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