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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원의 행복
기사입력  2020/11/25 [17:30]   이영식 시인

 

▲ 이영식 시인    

코로나가 멈출 줄 모르니 올해는 공생활도 사생활도 그 어느 때보다 외롭고 쓸쓸하다. 한해 두 번은 꼭 볼 수 있었던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도 오지 못하고 가족끼리도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간격을 두고 생활을 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간격 두고 단절된 상태에서 살아야 할지 심히 안타깝고 실망스럽다.

 

그래도 일년에 한번 있는 모든 성인의 날은 세상 떠나신 부모님과 조상님에 대한 예의는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성당에서 봉헌 하는 합동위령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성당으로 갔다. 년 초부터 준비된 코로나 체크 바코드로 체온과 신상을 확인하고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성당 좌석은 1~1.5m 간격으로 사랑의 간격 스티커에 맞춰 앉았다.

 

미사 전에 미리 예물은 모두 봉헌하였으며 미사 중 세상 떠나신 부모님과 조상님, 처갓집 부모님과 조상님 그리고 먼저 세상 떠난 일가친척, 또한 세상에서 따뜻한 인연을 맺었다 먼저 가신 분들에게 천국의 문을 활짝 열어 주시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해 달라고 주님께 두 손 모아 간절히 빌었다.


코로나가 없었으면 미사 후 커피와 과일 떡을 나누며 친교의 시간을 가지는데 엄하게 간격을 두는 때이라 그냥 바쁜 걸음으로 헤어졌다. 차를 몰고 돌아오다 이상하게 그날따라 kbs뒤 공원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공원 안으로 들어가는데 커피 자판기가 오라고 불렀다 천 원짜리 지폐로 동전을 바꿔 300원으로 커피를 뽑는 순간 옆 벤치에 실버 아저씨 두 사람이 먼 산을 바라보고 앉아있었다.

 

"한잔 드릴까요 자시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했다 재차 "왜 한잔 드시지요" 했더니 "그럼 나눠 먹게 한 잔만 주세요"라고 했다. 체면을 차리는 것 같았다. 두 잔을 뽑아드리니 고맙다며 받았다. 나도 커피 한잔을 뽑아 들고 공원 안으로 향하는 순간 한 사람이 ``세상에 참 고마운 사람도 있다``고 하자 다른 한 사람이 "참 그렇지"라고 하는 말이 살짝 들렸다. 오전 11시 30분 공원에 나온 것으로 봐서 `외로운 실버 아저씨들`이 아닌가도 생각되었다.


살아오면서 `하나 아니면 전부(one for all, all for one)`를 생각하고 주변과 함께 사는 가치도 잊지는 않았는데 600원의 커피 두 잔이 마치 불교에서 권장하는 `무재칠시` 이구나 싶었다. 무재칠시(無財七施)는 어떤 중생이 석가모니를 찾아가서 이렇게 호소한데서 비롯됐다. ``저는 하는 일마다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는데 이 무슨 낭패입니까?``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는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입니다.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베풀지 무엇을 준단 말입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가진 것이 없어도 줄 수 있는 것은 일곱 가지나 있느니라``라고 석가가 말했다. 그 일곱 가지는 첫째, 화안시和顔施; 얼굴에 웃음을 띠고 남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 둘째는 언시言施;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양보의 말 등 따뜻하고 진심 어린 말로써 상대에게 베푸는 것. 셋째는 심시心施;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을 주는 것으로 다른 사람의 괴로움을 헤아리고 진심으로 대하는 것.


넷째는 안시眼施; 호의를 담은 뜻으로 다른 사람의 괴로움을 헤아리고 진심으로 대하는 것. 다섯째는 신시 ; 몸이 불편한 사람을 남의 짐을 들어주고 자신의 몸으로 남을 보람되게 해 주는 것. 여섯째는 좌시座施 ; 앉은 자리를 양보하여 남에게 내어 주는 것. 일곱째는:찰시察施 ;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도와 주는 것이다.

 

그러니 결국 천국 에 갈 수 있는 실행의 참 잣대는 하느님과 친하게 지낸 것도 중요하지만 이웃에 웃음과 어려움을 나누는 것이 그 잣대라는 전동기 신부님의 강론 말씀을 생각하면서, 공원에서 들은 실버들의 `참 좋은 사람도 있네`  한 그 말이 행복감으로 다가온다. 그냥 지나칠 일들도 나눔으로 실천하고 코로나로 인한 외로움과 단절의 시간을 잘 챙겨서 전화라도 자주 나누고 또한 그들처럼 칭찬하고 살 것을 오늘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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