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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언제 종식?…불확실성만 키우는 예측 편향
 
박성원 국회미래연구원 혁신성장그룹장   기사입력  2020/11/30 [16:57]

 

▲ 박성원 국회미래연구원 혁신성장그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언제 종식될 수 있을까.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내년 말이면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 또 다른 세계적 감염병이 등장해 지금처럼 상당기간 불편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있다. 어떤 예측이 맞을까. 코로나19의 종식을 전망하려면 2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첫 번째 질문은 단기적 전망으로 코로나19의 치료제와 백신이 언제 개발될 것이며, 전 인류가 이 기술의 혜택을 볼 때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느냐는 것이다. 두 번째는 중장기 전망으로 코로나19처럼 새로운 신ㆍ변종 감염병이 얼마나 빈번하게 나타날 것이냐는 질문이다. 둘 다 현재로선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지는 못하더라도 각 질문에 얽혀있는 변수들의 특징은 헤아려볼 수 있다. 첫 번째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는 대강 이렇다.

 

 

코로나19에 걸린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의 성공적 개발, 이 치료제의 대량 생산과 전세계적 확산, 그 사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백신의 성공적 개발, 이 백신의 대량 생산과 전세계적 확산, 그 사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성공적 시행, 확신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의 성공적 확보, 의료진의 지속적 헌신, 저렴하게 백신을 접종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의 세계적 시행,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의 성공적 억제, 바이러스의 무기화를 막는 성공적 노력 등 되는대로 꼽아봐도 10가지는 된다.

 

이 모든 것이 연속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하나라도 성공하지 못하면 코로나19의 종식은 어렵다. 두 번째 질문에는 어떤 요인들이 연관되어 있을까. 새로운 신ㆍ변종 감염병을 막으려면 좀 더 근본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기후위기에 대한 적극적 대응,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무분별한 도시개발, 도시화의 억제, 훼손된 자연의 복원, 도시 재생 활성화, 식습관 변화, 바이오 테러리스트 사전 차단 등을 들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첫 번째 질문의 요인들은 논리곱(AND)으로 연결되어 모든 요인이 연속적으로 일어나야 가능한 사건이라면, 두 번째 요인들은 논리합(OR)으로 연결되어 이 중 하나라도 일어나면 신변종 감염병은 발생할 수 있다.

 

자, 여기서 질문: 개별 요인의 발생 확률은 높아도 연속적으로 일어나야 성공하는 사건의 확률이 높을까(첫 번째), 개별 요인의 발생 확률은 낮아도 이 중 하나라도 일어나면 우려했던 부정적 사건이 터지는 확률이 높을까(두 번째). 심리학자로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은 첫 번째 사건을 결합사건으로, 두 번째 사건을 분리사건으로 부른다.

 

예를 들어 빨간공 9개, 흰공 1개가 있는 주머니에서 복원추출(한개의 공을 꺼내 확인하고 집어넣고 다시 공을 꺼내는 방식)로 연속해서 빨간공 7개가 나올 확률은 48%다. 반면, 빨간공 1개, 흰공 9개가 있는 주머니에서 복원추출로 7번의 공을 뽑았을 때, 한 번 이상 빨간색이 나올 확률은 52%다. 대부분 결합사건의 경우 실제 확률보다 높게 예측하고, 분리사건은 실제 확률보다 낮게 예측한다.

 

예측의 편향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유는 기준점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사람들은 위 두 사건의 확률을 추정할 때, 기준점을 활용한다. 여기서 기준점은 빨간공과 흰공이 같은 개수로 들어있는 주머니에서 빨간공을 꺼낼 확률(50%)이다. 이 기준점을 근거 삼아 결합사건은 기준점 확률보다 높게 예측하고, 분리사건은 기준점 확률보다 낮게 예측하는 셈이다.

 

카너먼에 따르면 결합사건의 예측편향은 신상품 개발의 성공을 예측할 때 종종 나타난다. 다양한 요건이 AND로 연결되어야 성공하는데 사람들은 실제 확률보다 더 높게 성공 가능성을 예단한다. 분리사건의 예측편향은 우리 몸이나 원자로에서 위험요소의 발생확률을 예측할 때 발생한다.

 

어느 한 곳이라도 망가지면(OR 조건) 몸 전체가, 원자로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 게다가 관련되어 있는 요인이 많을수록 부정적 사건의 발생 빈도는 높아짐에도 사람들은 위험의 가능성을 낮춰본다. 심리학자의 이런 통찰을 코로나19의 종식에 대입해보자.

 

백신과 치료제의 성공적인 개발과 확산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경우는 결합사건에 해당된다. 우리는 백신과 치료제만 개발되면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란 가능성을 실제보다 높게 볼 수 있다. 일상의 회복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우리는 새로운 신ㆍ변종 감염병의 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실제 확률보다 낮게 볼 수 있다. 어느 한 요소라도 터지면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설마 또 일어날까"하는 마음이 실제의 위험을 과소평가한다. 간략하게 결론을 맺는다면, 코로나19의 종식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고,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 창궐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경고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코로나19의 종식이 생각보다 확률이 낮고, 새로운 감염병의 등장은 생각보다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예측의 편향 때문에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당장은 마음이 불안하더라도 합리적 예측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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