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윤경 교수(좌측)과 김준영 연구원(우측). (사진 제공 ^ 울산과기원) |
|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연구진이 유방암이 간에 전이되는 과정을 새롭게 밝혀냈다. 암 전이를 조기 진단하거나 환자 맞춤형 진단ㆍ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기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윤경 교수)팀이 `3D 간 칩`을 이용, 암 전이 과정에서 나노 소포체의 역할을 규명했다. 나노 소포체는 세포가 배출하는 나노미터 수준의 `행낭`으로, 세포들은 소포체 안에 각종 단백질 정보를 담아 서로 소통한다.
암세포 역시 나노 소포체를 배출히기 때문에 `암세포에서 배출된 나노 소포체가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은 있었지만 복잡한 생체에서 이를 직접 검증하기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간세포가 배양된 칩을 이용했다.
유방암에서 나온 나노소포체는 간의 혈관 벽을 더 끈끈하게 해 `유방암 씨앗`(순환 종양 세포)이 혈관 벽에 3배 이상 더 잘 달라붙게 만들었다. 나노 소포체 표면의 종양성장인자(TGFβ1)가 혈관벽 `끈끈이 단백질`인 파이브로넥틴의 양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조윤경 교수는 "장기에 암 세포가 뿌리내리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전이가 잘 발생한다는 `토양과 씨앗` 가설이 이번 연구로 힘을 얻게 됐다"며 "나노소포체는 이 과정에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비료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김준영 울산과기원 생명과학부 박사는 "장기-온-어-칩(Organ-on-a-Chip) 기술을 나노소포체에 의한 암 전이 과정을 이해하는 데 최초로 적용했다"며 "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를 함께 배양해 인체 간 조직과 유사할뿐만 아니라 혈액을 흘려보낼 수 있어 혈액 속에 포함된 나노소포체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유방암 외에도 간 전이가 잘 발생하는 암, 간 전이가 발생하지 않는 암, 건강한 사람의 나노소포체 등을 대조군으로 시용해 위와 같은 사실을 구체적으로 입증했다. 그런데 간 전이가 잘 발생하는 췌장암 유래 나노 소포체는 유방암 유래 나노소포체와 동일한 효과를 보였다.
조 교수는 "유방암의 간 전이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간 전이 빈도가 높은 췌장암, 대장암 등의 전이 과정도 밝혀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간은 전이암 발생빈도가 매우 높고, 전이 암 발생 시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며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 성과는 `ACS 나노`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24일 출판됐다. 김지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