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30일 온산 지역민들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와 29일 오전 한때 계절풍을 타고 넘어온 악취에 덕신마을 주민들은 불쾌감과 불안감으로 주말을 보내야 했다고 했다.

지난 28일 울산지역에서도 코로나19 집단감염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가족과 함께 집에서 머무르고 있는 시간이 많은데도 불구, 온산읍사무소 방향에서 덕신마을 입구로 넘어오는 악취로 주민들 중 일부는 심한 불쾌감을 호소했다. 메케하고 불쾌한 악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 주택단지 전체를 뒤덮은 듯 심하게 번져나가더니 약 30분 후 사라졌다는 것이다.

29일 오전에도 역시 같은 악취로 인해 일부 주민들은 불쾌한 휴일을 보냈다. 지역민들은 이와 같은 악취의 발생지로 온산공단 내 이수화학 공장을 의심하고 있다.

온산환경연합 관계자는 "지난 주말 불쾌감을 느낀 주민들의 말과 악취의 이동 방향 등을 종합해 볼 때 악취를 배출한 곳은 이수화학 온산공장과 LG화학 온산공장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또 "이곳은 과거 악취가 수시로 발생해 주민들로부터 항의성 민원이 잦았던 곳이다"고 덧붙였다.

울주군은 군비 13억원을 투입해 지난 4월 악취통합상황실을 개소했다.
악취통합관리시스템은 온산공단과 상습악취 발생 사업장의 주변 지역에 대표적인 악취 원인 물질인 황화수소와 암모니아, 휘발성유기화합물질에 대한 복합악취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공단 내의 신경망 역할을 담당할 악취 센서 37대와 풍향, 풍속, 습도, 온도, 일사량 등을 관측할 기상측정기 7대, 미세먼지 측정기 12대, 굴뚝 매연발생 등 악취징후를 상시 감시할 고성능 CCTV 8개소, 그리고 악취발생지역에서 측정 및 시료포집 가능한 이동측정차량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온산 지역민들이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불구하고 군민의 혈세로 건립한 악취통합상황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데 불만이 높다.

이에 온산환경연합 관계자는 "울주군은 지난해 온산공단의 고질적인 악취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군민혈세를 들여 비싼 감시 장치까지 설치했다고 홍보 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는 확실하게 악취고에서 벗어나나 생각했었는데 주말 악취소동을 겪고 나니 감시 장치는 홍보용일뿐 온산지역 주민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무용지물에 불과한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이수화학은 미포석유화학단지 내 울산공장과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온산공장 두 곳을 현재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5년 울산공장에서 인체에 유해한 불산가스 유출사고를 일으킨 후 온산지역 주민들로부터 경계의 대상이 되어왔다.

최근 온산공단 소재 LG화학공장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한 이후 온산지역 주민들은 "공해에 시달리던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이수화학 온산공장을 포함한 공해발생 우려가 높은 공장들 관계자들을 불러 재발방지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허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