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수의 시와 맑은 글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제358회>첫눈 내리는 날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12/06 [17:04]

첫눈이 내리면 사람들은 마음의 등불 하나씩 켜들고
약속이나 한 것처럼
창가로 나와 하늘을 봅니다

 

그것은 하늘에 계시는 분이 이 세상 어디에도 공평하게
첫눈을 내려 주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사람의 뜰이나 부자들의 가슴에도
첫눈은 포근히 내려
서로의 허물을 덮어 줍니다

 

산동네 비탈길에 한 삽의 모래나
뒷골목 미끄러운 길에 한 장의 연탄재를 뿌리면
그 길을 밟고가는 첫눈 같은 사람들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첫눈 내리는 날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입니다.

 

 


 

▲ 정성수  시인    

첫눈이 내리면 사람들은 옛날을 추억하면서 행복해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팔짱을 끼고 다니면서 군고구마나 군밤을 사 먹던 때를 생각한다. 마치 하늘에서 축복을 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들뜬다. 첫눈이란 말에는 많은 의미들이 포함돼 있다.

 

그것은 첫눈을 기다리고, 첫눈이 내리면 막연히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기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첫눈은 사람들은 물론 동네 강아지까지 들뜨게 하는 매력이 있다.

 

산하가 온통 흰 눈으로 덮이면 생각나는 친구와 연인에게 전화를 하고 문자를 날리면서 좋아한다. 어린 시절 첫눈을 맞으며 골목을 뛰어다니던 경험은 아련한 기억으로 다가온다. 나이가 들어서도 첫눈은 마음의 고향과 영원한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람들은 첫눈이 오면 왜 기뻐하며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들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때 첫눈이 오는 날 돌다방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적이 있다. 첫눈이 내린 밤거리를 팔짱을 끼고 걸으면서 카바이드 불을 밝히고 있는 군밤 장수한테 다가가 군밤을 사 먹기도 했다. 지금은 첫눈 내리는 날 만나자는 약속할 사람이 없다. 이제 나는 늙었다. 지금도 첫눈이 오면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길거리를 서성거린다. 첫눈이 오는 날 만나고 싶은 한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0/12/06 [17:04]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