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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不況)형 경상수지 흑자를 경계하라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기사입력  2020/12/13 [16:29]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얼마 전에 발표된 올해 10월 경상수지 흑자가 116억6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러한 경상흑자 기조는 지난 5월(22억9천만 달러) 이후 6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10월 경상흑자 규모는 2017년 9월(123억4천만 달러) 이후 가장 클 뿐 아니라, 1980년 1월 이후 역대 3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10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년 전과 비교해도 48.9%(38억3천만 달러)나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549억7천만 달러에 달해 한국은행의 올해 경상흑자 전망치 540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700억 달러를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상수지 흑자가 이렇게 크게 늘어난 것은 수출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이러한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2020년 1~10월 중 수출액은 4,156.3억 달러로 2019년 1~10월 중 수출액 4,525.2억 달러에 비해 8.2% 감소하였다. 반면에 2020년 1~10월 중 수입액은 3,826.0억 달러로 2019년 1~10월 중 수입액 4,189.2억 달러에 비해 8.7%나 줄어들었다. 한마디로 불황(不況)형 흑자를 기록한 셈이다. 불황(不況)형 흑자란 경기가 불황에 접어들었을 때 수출과 수입이 함께 둔화되면서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들어 무역수지가 흑자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경기가 불황국면에 있을 때 경상수지가 크게 흑자를 보이는 현상은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다. 특히 가공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수출 구조를 감안할 때, 경상수지가 지나치게 흑자를 보이는 것은 가공무역에 필요한 원재료, 기계설비 등의 수입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수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더욱이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가 많아질 경우, 원화가치가 상대적으로 급등함으로써 국내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날 경우 달러가 유입되는 과정에서 한국은행의 원화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시중유동성이 증가하게 되는 부작용도 동반한다. 실제로 최근의 환율동향을 살펴보면, 국내경기가 심각한 불황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원화가치의 상승을 의미한다. 지난 3월 1,천280원대를 돌파했던 원/달러환율은 최근 1천100원대 이하로 떨어졌다. 2년 6개월 만에 원/달러 환율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외환시장에 비상등이 커진 셈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1천100원/달러, 대기업은 1천원/달러 수준이 환차손을 감내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하니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미국의 금융완화정책(달러공급)이 지속되고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계속 늘어나는 한, 당분간 원/달러환율의 하락세는 불가피해 보인다. 대외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를 감안하면, 불황(不況)형 경상수지 흑자는 결코 반가워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원/달러 환율의 지나친 하락(원화가치 강세)을 적극적으로 방어해야할 필요성이 커지는데다. 달러 유입에 따른 시중유동성의 지나친 증가를 억제해야 하는 이중부담을 함께 감당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환율정책을 담당하는 외환당국과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막중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불황에 빠진 국내경기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으면서, 환율도 방어하고 시중유동성도 관리해야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아 작금의 위기상황에 잘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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