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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1회>눈 내리는 겨울밤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0/12/27 [16:15]

편지를 쓰겠어요
그대에게 못 다한 말, 참았다 참았다
눈 내리는 겨울밤
호롱불 밝혀놓고
뜨거운 가슴은 이 밤에도 식힐 길이 없다고

 

그대 향한 순백의 마음으로
편지를 쓰겠어요
지난 봄 들풀들이 돋아나고
눈부신 꽃마다
그대 생각에 설레던 마음 붉어졌다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동안
그대로 하여금
내 삶의 깊이가 깊어졌다고
하얀 눈 내리는 긴긴 겨울밤 창밖을 보면서

 

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조금씩
조금씩 아껴가면서
눈 내리는 대지위에 편지를 쓰겠어요.

 

 


 

 

▲ 정성수 시인    

겨울 아궁이는 생각만 해도 따뜻하다. 찬바람 부는 들녘에서 연날리기를 하고 돌아온 저녁 무렵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어머니가 밥을 짓는 부뚜막 아궁이었다. 어머니 곁에 쪼그리고 앉아 불을 쬐며 고구마를 구워 먹던 재미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뜨끈한 아랫목에 배를 깔고 책 읽는 즐거움은 나만의 추억이다. 겨울은 선물을 주고받기에 좋은 계절이다. 년말 쯤 되면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연하장을 비롯해서 장갑, 목도리, 스웨터 등 겨울을 주고받기에 좋다.

 

밤새 포장한 꾸러미를 들고 우체국으로 가는 사람을 보면 행복하게 보인다. 선물을 보내면서 상대가 좋아할지? 색깔이나 모양은 촌스럽지 않은지? 너무 싼 것은 아닌지? 고민도 많이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짠해진다. 뿐만 아니라 겨울은 꿈꾸기에 적당한 계절이다. 세상 구석구석 촘촘히 내리는 눈을 보며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미안한 일에 대하여 용서를 구하고, 내가 용서할 일은 용서하면 바람 부는 어느 길모퉁이에서 옛사람을 만나게 될지 누가 압니까?

 

겨울이 좋은 것은 길거리에서 단팥이 듬뿍 들어간 붕어빵을 먹어도 누구 한 사람 흉보지 않는다. 푸짐한 몸을 슬쩍 가려줄 패딩이 있고, 이불 속에서 목만 내밀고 텔레비전을 봐도 좋고 그것도 싫증이 나면 누워서 까먹을 수 있는 귤이 있어 좋다.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떡볶이와 어묵 국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겨울은 춥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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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2/27 [16:1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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