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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회>귀로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1/02/14 [16:29]

산 돌아 강 건너 그녀에게 갔다

 

그녀는 밭이 되어 있었고 

낯선 남자가 밭에 씨를 뿌리고 있었다

씨가 떨어질 때마다

고무신 거꾸로 찍힌 자욱 선명하다

 

나는 밭둑에 쭈그리고 앉아 먼 산만 바라보다가 돌아왔다

 

산은 왜 바람소리를 내는지

강은 왜 가슴을 치며 흐느끼는지

길가에 주저 앉아서 오랫동안 생각했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밭은 일반적으로 채소나 곡식을 경작하는 농지를 말한다. 즉 논처럼 물이 고이지 않는 경지로 초지草地나 목야牧野와는 다르다. 기원은 인류가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한 때부터 비롯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밭의 형성과정은 화전火田으로 시작되어 휴한전休閑田을 거쳐 15세기에 들어와 지력증진술이 발전되면서 오늘날과 같이 해마다 농사를 짓는 밭인 숙전熟田이 되었다.

 

우리들에게는 흙 밭과 마음 밭이 있다. 흙 밭은 우리가 먹고 살아가야 할 곡식을 위해 씨앗을 심는 밭이며 마음 밭은 영혼의 씨앗을 심는 밭이다. 흙 밭은 옥토와 박토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자갈밭과 진흙 밭이 있다. 또한 푸석한 밭도 있고 수렁 밭도 있다. 흙도 토양과 토질에 따라 여러 종류와 형태가 있다. 문제는 토양과 토질에 적합한 씨앗을 뿌려야 풍성한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마음 밭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갈고 씨앗을 뿌릴 수 있다. 정해진 시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일년 열 두 달 열심히 가꾸고 다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흙 밭에서 얻어진 곡식이나 열매는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다. 그러나 마음 밭의 곡식이나 열매는 곳간을 채우고 있어 언제든지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흙 밭을 갈고 수확할 때는 육신의 피로가 따르지만 마음 밭을 갈고 닦을 때는 정신적으로 쓰라린 아픔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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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14 [16:29]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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