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가 민주당·국민의힘·진보당 후보 등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지난 15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국민의힘 서동욱 전 남구청장은 사실상 단독후보인 셈이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다음달 18일 본선 후보등록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울산 민주당 ‘트리오’는 오는 28일과 다음달 1일에 실시될 여론 조사를 통해 최종 주자를 가리게 된다. 진보정당 쪽에서는 진보당 김진석 예비후보가 유일하게 등록을 마쳤다. 정의당과 노동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관련기사 3면> 

 23일 정의당·진보당·노동당 등 울산 3개 진보정당이 울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측에 “남구청장 재선거에 후보를 내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남구청장 재선거의 직접 책임자인데다 국민의힘 후보에 이기기 위해서라도 후보를 출마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진보진영의 최후통첩으로 4·7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는 사실상 3자 대결로 가닥을 잡게 됐다. 

 민주·국힘·진보 3자 대결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최대 관심사는 진보성향 표심의 향배다. 극 진보를 제외한 보수개혁·진보중도 표심이 민주당으로 결집되면 진보당은 이번 재선거는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까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노동계·시민·사회단체만의 지지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미 드러났다. 당시 남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김진규 후보가 43.78 %,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서동욱 후보가 42.98 %를 획득한 반면 민중당(현 진보당) 김진석 후보는 13.23 %를 얻는데 그쳤다. 중도개혁 성향표가 진보정당에 흘러들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한편 이런 구도 때문에 거대정당 양자 구도로 선거가 전개될 경우, 최대 수혜자는 국민의힘 후보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대 국민의힘 양자대결에서 확보할 수 있는 진보성향 지지세를 민주당이 진보당 측에 일부 넘겨줄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전 같았으면 벌써 민주당 측 손을 들었을 일부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궁금증을 갖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트리오’가 진보성향 지지세에 미칠 영향력이 이번 재선거 당락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지지세+α가 형성돼야 하는데 누가 그렇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예비주자 3명 가운데 +α를 유도할만한 인물이 없다는  이야기가 당 쪽에서 흘러나온다. 

  김석겸 예비후보는 관료 출신이다. 민주당 내부뿐만 아니라 노동·사회단체와의 유대 고리가 튼실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박영욱 예비후보도 당직자로 뼈가 굵었기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는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치겠지만 진보성향 표심 흡수에는 의문점이 남는다. 이미영 시의원은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지 않은 상태다. 노동·시민·사회단체 등 진보성향 표심에까지 마음을 돌릴 여유가 없는 게 사실이다. 

  이런 주안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민주당 후보들로선 우세 평가가 나오는 국민의힘 서동욱 예비후보와의 한판 승부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오는 4·7 남구청장 재선거 판도가 거대 정당 대결이 아니라 민주당과 진보당의 ‘꼬시래기 제살 뜯어 먹기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