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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부모의 역할
 
이영철 울산교육청 서포터즈 기자단   기사입력  2021/03/04 [19:48]
▲ 이영철 울산교육청 서포터즈 기자단     © 울산광역매일

  코로나 19 거리두기로 인해 친구들 모임은 물론이고, 동생 내외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조카들도 못 만나고, 토요일 주말 한 친구와 산을 올랐다. 젊은 시절부터 울산에서 사업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폭넓은 사회 활동을 해 온 그 친구와 철부지 학창 시절 이야기와 지나온 삶들을 되돌아보는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산 정상에 올라가니, 한 가족이 아들, 딸과 함께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영남 알프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리저리 카메라 앵글을 맞추던 남자가 우리를 보고는 정중히 목례를 하더니, 가족들에게 아저씨들 먼저 찍으시고 우리는 천천히 찍자. 라고 하며 뒤로 물러서서 자리를 양보했다. 오십 중반의 나이에 듣는 아저씨이란 호칭이 그렇게 귀에 설지는 않지만 정중한 배려가 고맙기도 했다. 아마도 그 중년의 남자는 동행한 자녀들 입장에서 우리를 아저씨로 호칭한 것 같다.

 

  하산 길 샘터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젊은 청년이 산악자전거를 타고 올라오다가 자전거에 내려 우리가 앉아 있는 샘터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내가 인사 삼아 엄지를 척 내 보이며 “와! 멋있어요.”라고 덕담을 했는데, 그 청년은 못 들었는지 반응이 없다. 물 한 바가지 마시고 돌아서는 청년을 향해 친구가 또 허벅지 근육이 대단해요 라고 덕담을 건넸다. 그때도 그 청년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돌아서 가버렸다. 

 

  친구가 민망해서 나를 쳐다보며, “허참! 본데없는 사람” 이라며 말끝을 흐렸고, 우리는 참으로 머쓱한 아저씨가 되어 버렸다. 아마도 그 청년의 눈에는, 우리가 주책없는 꼰대 사고나 행동이 틀에 박힌 아저씨 정도로 생각하며, 산에서 만난 사람끼리 가볍게 주고받는 인사조차도 반응하기 싫었던 모양이다. 

 

  산에서 잠깐 스치듯 만났어도 극단으로 대비되는 두 부류의 사람들을 보면서 천태만상인 뭇사람의 인성과 인품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한 사람의 인성과 품격은 가정환경, 특히 부모의 기본적 품성과 혈연 간이나 사회적 관계의 폭과 질에 따라 좌우된다. 

 

 본 데 없는 사람이란 옛말이 있다. 어릴 때 결손·결함 가정에서 제대로 보고 들은 바가 없어 처신이 바르지 못한 사람을 얕잡은 표현이거나, 유복한 집안에서 과잉보호를 받으며 안하무인 버릇없이 자란 사람들을 경멸할 때 쓰는 관용어라 하겠다. 

 

  본데없이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다른 사람들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각 분야에서 나름으로 성취했다고 자부하는 사람 중에도 권력만 쥐면 독선과 오만에 빠지고, 큰돈을 벌어도 천박함을 벗어날 수 없으며,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비굴하거나 간사해진다. 학자, 선동에만 능한 정치인, 균형 잃은 편협한 언론인, 본보기가 못 되는 교육자, 성직자 이들 또한 근본을 거슬러 들여다보면 결국 본데없이 자란 데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그림자처럼 함께 한 피붙이, 감명 깊게 읽은 한 권의 책, 귀감이 되어 준 선생님, 어둠 속 등불 같은 신앙심을 든든한 버팀목으로 삼고 반듯하게 성장하여 시회와 국가를 위해 우뚝 선 사람도 많다. 그러나 요즘 부부 중심의 한 자녀에다 맞벌이가 보편화 되어가는 가정환경은 전반적 사회문제들로 나타나고 있어 걱정이다.

 

  코로나 19 상황으로 경제활동의 위축은 시한폭탄을 보는 듯하다. 또한 소리 없이 찾아드는 개인의 정신건강 문제 또한 심각하다 하겠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의 정서발달과 인성 형성, 그리고 지적 성장은 시시각각, 하루하루가 소중한데 말이다. 우리 아이들이 심신이 반듯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모범이 되는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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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3/04 [19:4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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