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실시된 4·7 울산 재보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들에 압승했다. 이날 개표결과 국민의힘 서동욱 후보가 민주당 김석겸 후보에 2배 이상의 표차(밤 11시 기준)로 앞서 당선이 확실시 됐다. 지난 2018년 6월 민주당 김진규 후보에 1,365표(0.8%) 차로 석패한지 2년 9개월만이다. 서 구청장의 임기는 내년 6월 30일까지다. 한편 울주군 나 선거구(범서·청량읍)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 국민의힘 박기홍 후보가 전체 유권자 7만 2,521 명 가운데 1만 1,339표를 받아 박 후보가 이전 민주당 기초의원의 자리를 잇게 됐다.
이날 오후 8시 투표가 끝난데 이어 진행된 개표에서 서 후보는 초반부터 전체 14개 선거구에서 민주당 김석겸 후보를 앞서 나갔다. 공업탑 로터리 선거사무실에서 TV를 통해 이를 지켜보던 선거운동원들과 지지자들은 서 후보 지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환성을 질렀다. 서 후보는 지지자들의 환호와 박수에 손을 들어 감사를 표하며 일부 선거관계자들과 얼싸 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11시 전후 개표가 50%이상 진행된 상황에서 서 후보와 2위 후보 간 표차가 2배 이상 벌어지자 선거사무실에는 당선낙관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고 당선 축하 화환이 전달됐다. 서 후보는 재선거 승리 의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오만하고 무능한 현 정권에 대한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이라며 “이런 분위기는 내년 지방선거에까지 이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동욱 후보가 당선되자 지역 일각에서 선거 결과를 두고 “서 후보 개인의 평가보다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을 반영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서 후보의 개인역량과 상관없이 현 정부의 이어진 失政이 반사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결국 민주당 김석겸 후보, 국민의힘 서동욱 후보, 진보당 김진석 후보 등 이번 재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행정능력이나 정치적 소양보다 현 정부에 대한 반발 정서가 제1야당 후보에 표를 집결시켰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푸른 물결’이 후보자들의 능력이나 가능성을 압도했던 것과 유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가 내년 지방선거에 앞서 중간선거 성격을 띠는 만큼 야당發 ‘새로운 물결’이 내년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울산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 등 중앙정부의 실책을 뛰어넘어 새로운 대안으로 선취권(이니셔티브)을 유지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샅바 싸움’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4·7 재선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푸른 물결이 ‘4년 천하’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같은 날 울주군 나 선거구 개표에서는 초반부터 국민의힘 박기홍 후보가 민주당 김기락 후보에 절반 이상 차이로 앞서 나갔다. 진보성향 유권자가 다수 포진한 것으로 알려진 범서읍 개표에서 박 후보가 김 후보를 무려 절반 차이로 앞서가자 국민의힘 승리로 판세가 굳어졌다. 지난 2018년 7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고 박정옥 군의원이 범서지역에서만 2위 후보보다 무려 1만표 가까이 앞섰던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박 전의원이 닦아 놓은 지지기반이 이번 선거에서는 무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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