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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칼럼> 소박한 학급의 고난 극복
 
청량초 교사 조소영   기사입력  2021/04/11 [16:50]
▲ 청량초 교사 조소영     © 울산광역매일

 ‘백 각 프로젝트’는 소박한 학급과 동학년인 4학년 아이들이 각도 단원을 모두 배운 다음 스스로 각을 그릴 수 있게 되면 백 개의 각 그리기에 도전하고 그것을 모두 그리면 완성되는 프로젝트이다. 백 각 프로젝트 종이는 A4용지를 세로로 반 자른 종이로 5개 정도의 각을 그리고 풀로 종이를 연결하여 길게 백 개의 각을 다 그릴 때까지 붙여 완성하는 프로젝트이다. 각도 단원을 모두 익힌 친구들도 각 그리기를 어려워하는 것을 보고 계획한 선생님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프로젝트다. 아이들은 자신의 노력이 길어지는 것을 스스로 느끼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고 그 길이로 친구들과도 견주기도 하며 자기 키보다 긴 종이에 성취감도 느낀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각 그리기가 참 쉬워지는 프로그램이다. 

 

 4월 한 달 동안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수업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코로나 덕분에 쉬는 시간과 여분의 시간을 자리에 앉아 지내는 아이들에게 재미난 놀이 프로젝트로 제안된 것이다. 아이들은 블라인드에 매달려 점점 길어지는 자신의 각들을 보며 재미난 이벤트로 느끼는 것 같다. 자신들이 각 그리기 도사가 되어가는 것도 모르고 재미나게 하는 것을 보면 교사도 신난다. 벌써 백 각을 모두 그려 붙인 친구들도 있어 검증과정을 거쳐 명예의 전당에 올라갔다. 한편 ’명예의 전당‘은 교실 천장에 각을 올려 볼 수 있게 매달아 주는 것이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하겠지만 한 번도 안 해본 것을 해주고 싶은 교사의 개구진 마음이다. 반응이 열광적이다. 각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날은 아이들이 스스로 ‘이제 됐다.’ 하는 날이다. 30개의 각을 그렸든, 50개의 각을 그렸든, 100각을 다 채워 명예의 전당에 올랐든, 우리 반 모두의 각을 한 개의 긴 종이로 이어 붙일 예정이다. 3개 반의 각을 모두 이어 붙여 운동장을 한 바퀴 감싸 볼 생각이다. 이 또한 아이들이 한 번도 안 해본 활동이다. 코로나 덕분에 넓은 운동장으로 나가 서로 접촉 없이 각을 그린 종이만 이어 붙이는 신나는 활동이 될 계획이다. 내가 몇 각을 그렸든 나는 운동장 감싸기 활동에 주역이 되는 거다. 각 그리기에 성취가 적은 아이들에게 ‘네 덕분에 모서리를 채웠구나! 네 각들이 없었으면 운동장 감싸기는 성공하지 못했을 거야.’라는 대사를 준비하며 백각을 완성하지 못한 아이들의 자존감을 챙길 준비도 하고 있다. 하지만 소박한 학급은 모두 완성할 것 같다. 코로나 덕분에.

 

 ‘생명 프로젝트’는 4학년 교육과정 편성 시 함께 의논 했던 프로젝트로 강낭콩을 기르면서 식물의 한살이를 관찰하고 강낭콩이 자라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가운데 기르는 사람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것을 체험하는 활동이다. 그 과정에 다양한 활동들이 계획되어 있지만 실제로 강낭콩을 교실에서 기르고 관찰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생겼다. 장소가 협소한데 아이들이 자신의 강낭콩을 관찰하기 위해 모인다면 방역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코로나 덕분에 아이들에게 곱고 작은 화분을 하나씩 선물하기로 했다. 흙을 넣고 강낭콩을 심어 가정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고 준비물을 준비하였다. 투명하고 앙증맞은 가방까지 아이들의 운반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교사들은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고 가까이 돌보는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한다. 떡잎에 놀랄 아이들의 표정과 재잘재잘 자신의 강낭콩에 대해 이야기할 아이들을 위해 탐구 보고서를 책으로 만들어 준비하려 한다. 코로나 덕분에 강낭콩은 각 가정으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고 아이들은 학급에서 함께 기르는 것보다 더 깊은 유대를 가지고 돌보리라 기대한다. 아이들도 자라고 콩도 자란다. 

 

 3월의 싱그러움과 4월 푸름을 한껏 머금은 아이들의 얼굴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코로나 때문에 교육의 방법이 달라져 가지만 그 또한 그들의 꾸준한 성장은 멈출 수 없다. 그 도움의 역할과 안내를 맡은 교사들도 코로나 ‘때문에’로 멈춰 있을 수 없어 코로나 ‘덕분에’ 색다른 활동들을 계획하고 시도하게 되었다. 인류 전체의 큰 재난인 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더 강해지는 경험을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코로나19에게 ‘덕분에’를 붙이는 것이 어폐가 있을 수 있으나 이미 시작된 고난을 극복한 다음에 우리는 함께 ‘ 코로나19 덕분에 우리는 강해졌다.’로 마무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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