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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아침> 민들레 하얀 봄
 
손한옥 시인   기사입력  2021/06/08 [17:17]

학교의 봄은 너희들이 있어야 꽃이 핀다.

보고 싶다!                                    

   ㅡ시인 나태주 

 

 

텅 빈 운동장

홀로 펄럭이는 플래카드 바라보며 서 있다

학교가고 싶어요! 친구들 그리워요!

운동하고 싶어요! 우울해요!

울컥, 주먹으로 눈물 닦는다

 

민들레 새싹 나올 때 

우리들은 집으로, 집으로 돌아가고 

민들레 노란 꽃 필 때 

우리들 책은 점점 노래지고

민들레, 하얀 꽃씨로 일생을 마칠 때 

우리들 몸에서는 손과 발 동작 그만으로 함께 하얗다

 

딱딱한 책상 삐걱이며 문지르며 개그하고 빡세게 날리던 하이파이브 

우리들 손은 뒤로 뒤로 자꾸 숨는다

<우리의 계절은 선생님 곁에서 열매 맺을 겁니다

그 책상 그 칠판, 그립습니다>   

   ㅡ학생 공윤서 

 

 


 

 

▲ 손한옥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작노트>

 

나는 괜찮다.

그동안 떨어진 신발만 해도 몇 가마니는 될 것이다. 다닐 만큼 다녔으니 무슨 억울함이 있겠냐만 이 질풍노도 시기의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받으며 문 밖을 나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움이 가슴을 친다. 어느날 손자가 다니는 학교 앞을 지나가는데 문 닫힌 텅 빈 학교 정문에서 플래카드가 펄럭이고 있었다.

 

ㅡ학교의 봄은 너희들이 있어야 꽃이 핀다.

보고싶다!

 

이 귀절 앞에서 울컥 눈물이 나서 한참을 서 있었다.

저 글을 쓰신 선생님 성함이라도 알기 위해 전화를 했더니 나태주 시인께서 쓰신 거라 일러주셨다. 미처 헤아리지 못했음이 송구하고 부끄러웠지만 시인의 그 절절한 사랑과 자애로움이 극에 이르렀음이다. 지금은 한국시인협회 회장으로 계시는 고명하신 분이다 우울한 우리들의 아이들이 이 혼란의 시기를  끝내고 사랑하는 친구들과  마스크를 벗고 어깨를 얼싸안으며 새 순같은 아이들의 계절이 훌륭한 선생님 곁에서 튼실한 열매 맺기를 기다리며 기원한다.

 

손한옥

 

2002년 미네르바 등단

2016년 한국미소문학 동시 등단시집 : 『목화꽃 위에 지던 꽃』 『직설적, 아주 직설적인』 『13월 바람』 『그렇다고 어머니를 소파에 앉혀 놓을 수는 없잖아요』『얼음 강을 건너온 미나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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