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일태 전 한국해양대 겸임교수     © 울산광역매일

 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한다. 행복해지고 싶지만, 행복을 경영하는 방법을 경영학을 전공한 나도 모른다. 

 경영학의 연구대상은 기업이다. 기업마다 그 설립의 목적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기업의 보편적 목적은 첫째, 생존이요, 둘째, 성장, 셋째,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라고 배우고 가르치며 반평생을 보냈다. 첫째, 살아남아야 기업이지 사라지면 그 순간부터 기업이 아니다. 어떤 좋은 목적을 가지고 설립했던들 그 기업이 살아있을 때만이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업이 생존만 하고 있다고 그 목적이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횟집 수족관의 물고기처럼 그저 숨만 쉬면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도 생존이라고 할 수가 있겠는가. 희망이 없는 삶을 진정 삶이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기업도 성장하여 사회에 공헌하려는 목적을 달성하리라는 희망을 품을 때만이 살아있는 기업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여 규모가 확대되고 많은 부를 축적하여 계속기업으로 존속한들 목적이 달성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기업도 인간이 만든 제도라 인간을 위해 그 부와 기술, 제품 그리고 서비스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모든 목적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 기업의 목적을 위해서는 수익과 리스크관리가 필수적인 수단이다. 수단 또한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하위의 수단이 필요하고 상위의 수단은 하위수단의 목적이 되는 것이다. 서울을 가기 위해서는 열차를 타야 하고,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차표를 사야 하고, 차표를 사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하듯 목적과 수단은 고리로 연결되어있다. 반평생을 경영학의 목적과 수단과 그 하위수단을 배우고 가르쳤지만, 그 목적과 수단이 인간 삶과 다르지 않다는 그것은 퇴직하고 한참을 더 살아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추구에 있다. 행복한 삶도 생존과 성장과 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먹기 위해서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식욕과 같은 생리적 욕구를 채우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 천하를 다 얻은들 생명이 없어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삶에서도 생존이 첫 번째의 목적일 수밖에 없다. 죽지 못해서 사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있을까. 비록 오늘은 구차하게 살지만, 내일의 삶에 성장과 발전을 통하여 행복해지라는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모든 인류의 궁극적인 목적이 행복추구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 헌법에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헌법 10조)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나누고 하위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상위의 욕구를 추구한다고 한다. 삶의 목표와 매슬로의 욕구 5단계를 연결하여 생각해보자. 첫 번째 단계인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어야만 생존의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생존의 목표가 충족된 후에 두 번째의 욕구인 안정의 욕구, 세 번째의 욕구인 소속감과 애정의 욕구를 충족시켜야만 성장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고, 네 번째의 욕구인 존경의 욕구, 마지막의 자아실현 욕구는 사회공헌의 목표와 같은 맥락에서 이룰 수 있다. 

 사람도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선 생존이 필수적이고, 또 점진적인 성장과 발전해야 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가능하겠다. 그리고 그 또한 수익이 있어야 하고 불의의 사고나 재난 등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도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행복 경영도 기업 경영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행복이란 삶의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생존, 성장 그리고 사회에 공헌이 수반되어야 한다, 다르게 말하면 건강과 희망과 봉사가 행복의 조건이라는 것을 이제 조금 알 듯하다. 삶도 기업을 경영하듯 스스로 자신의 삶을 경영하면 행복이 손에 잡힐 듯하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