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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급등세, 경기회복에 걸림돌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기사입력  2021/09/13 [18:21]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울산광역매일

 경기가 좀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물가오름세는 심상치 않다. 물가가 급등하면, 향후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를 더한다. 추석을 앞두고 곡물, 채소 등 가계부문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먹거리` 가격이 오르면서 항간에는 `깻잎을 돼지고기에 싸서 먹어야 할 판이다`는 자조 섞인 우스개마저 등장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중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2.6% 상승함으로써 5개월 연속 2% 대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것은 4년만(2017년 1~5월)에 처음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7.8%나 급등하여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특히 과일류는 27.0%나 폭등하였고, 축산물 가격도 12.5% 급등하였다. 공업제품도 1년 전에 비해 3.2% 상승하여 2012년 5월 이후 9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하였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휘발유 등 석유류가 21.6%나 상승하였고, 가공식품도 2.3% 올랐다. 서비스물가는 예외는 아니었다. 개인서비스물가(2.7%)가 크게 오른데 영향을 받아 1년 전에 비해 1.7% 상승하였고, 특히 식당, 횟집 등 외식물가가 2.8%나 상승하여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집세는 1년 전에 비해 1.6% 올라 2017년 8월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특히 전세가격이 2018년 1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2.2%나 상승하였고, 월세도 2014년 7월 이후 7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에 비해 3.4% 상승함으로써 4개월 연속 3% 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계절적 요인(농산물)이나 일시적 충격(석유류)에 의한 물가변동 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1년 전에 비해 1.8% 올라 2017년 8월 이후 4년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물가는 어떻게 될 것인가.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를 관리하는 주체인 한국은행에 따르면,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유발한 공급 측 요인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되겠지만, 기조적 물가(근원물가) 오름세는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기조적 물가의 오름세가 2017년 8월 이후 4년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던 점을 감안할 때 물가상승압력이 일부 품목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조를 반영하여 향후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기간에 물가를 끌어올리는 인플레이션의 요인은 발생 원인에 따라 크게 `비용 인플레이션`과 `수요 인플레이션`으로 나눈다. `비용 인플레이션`은 원자재 가격이나 임금이 상승할 경우 생산원가가 상승함에 따라 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는 현상이다. 반면에 `수요 인플레이션`은 경기가 과열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경기가 호황을 보이면서 소득이 늘어난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소비를 많이 하게 되나, 상품의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에 발생한다. 여기에 앞으로도 계속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기대인플레이션)가 작용하면서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두려는 가수요가 생기면 물가오름세는 가속화된다.

 

 국내경제 상황으로 볼 때 경기과열에 따른 `수요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실제 우려되는 것은 `공급 인플레이션`이다. 최근 다소 조정을 받고 있는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넘어 내년 여름엔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전기자동차 생산과 온실가스 감축 등에 필요한 원자재 수요의 증가로 원자재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저임금 인상 및 최저근로시간제 실시에 따른 생산비용의 증가 추세도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앞으로 물가오름세는 지속될 것이며, 이는 경기회복을 더디게 하는 걸림돌이 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기업들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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