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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회> 마지막 여름밤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1/09/26 [18:45]

밤하늘에서 비행기가 꽁무니에 불을 달고 날아갔다 사내아이가 저것은 별똥별이라고 하자 옆에 있던 계집아이가 그것은 길 잃은 반딧불이라고 했다

 

사내아이의 수염이 구둣솔처럼 자라고 

계집아이의 가슴이 

꽃봉오리처럼 부풀어 오더니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허니문을 갔다

 

늙은 할배와 쭈그렁 할매가 여름밤 평상에 누어 밤하늘에 떠가는 비행기를 바라보더니 약속이나 한 듯 비행기 야간훈련 그만 시키고 잠 좀 재우라고 허공에 삿대질을 했다

 

하늘에서는 여전히 비행기가 날아가고 지상에서는 사람들이 마음 내키는 대로 씨부렁대는 것이었다 마지막 여름밤은 짧았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여름밤은 별을 헤는 밤이다. 마당 가운데 평상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면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별, 별똥별을 만난다. 별똥별은 유성流星의 다른 이름으로 신비하기도 하고 행운을 가져다 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별똥별이 떨어지는 짧은 순간에도 소원을 빈다. 많이 떨어질수록 소원을 많이 빌 수 있으니 사람들은 더 많은 별똥별 보기를 원한다. 별똥별을 보려면 운도 따라야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떨어질지 모르는 별똥별을 봤다면 말 그대로 운이 좋은 것이다. 별똥별이 비처럼 쏟아진다고 해서 ‘유성우’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때 시간당 적게는 수 십 개에서 많게는 수 백 개까지 떨어진다. 우리가 많은 별똥별을 볼 수 있는 유성우는 모두 세 차례로 8월의 페르세우스 유성우,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 1월의 사분의자리다. 별똥별은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누구나 쉽게 관측할 수 있기 때문에 달이 없고 도심의 불빛으로부터 충분히 떨어진 곳이라면 시간 당 몇 개의 별똥별을 볼 수 있다. 또한 유성우는 시기만 잘 맞추면 수 십 개는 볼 수 있다. 별들로 가득 찬 밤하늘은 자체로만도 아름답다. 정적을 깨듯 반짝이며 하늘을 가로지르는 별똥별은 아름다움을 넘어 우리를 들뜨고 환호하게 한다. 이번 여름은 밤하늘 아래에서 별똥별을 헤어보는 건 어떨까? 여름밤이 좋다 메케한 모깃불이, 반딧불이가 꽁무니에 불을 달고 숨바꼭질하는 밤이, 텃밭에서는 옥수수 익어가는 소리가 좋다. 고요하고 적막한 여름밤이 나는 좋다. 여름이 저무는 소리가 그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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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9/26 [18:4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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