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수의 시와 맑은 글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제395회> 낙타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1/10/17 [18:42]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모래밭에 뜬 달은 중천에 멈춘 채 묵묵한 낙타의 행렬을 내려다보고 있다. 달빛 머금은 모래밭에 길게 늘어진 등의 혹이 낙타라는 것을 여실히 증거하고 있는 밤. 모래바람이 불어 올 때 바다보다도 넓은 사막의 한복판에 낙타는 있다.

 

모래 밖에 본 일이 없는 

모래 바람 밖에 아는 것이 없는 

낙타여

아직은 모래밭이 끝나지 않았음으로 

무릎 꿇지마라 

아직은 할 일이 남았다

 

눕는다는 것이 사치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아는 것은 해와 달 뿐이다. 모래밭에서 끝나고 마는 생을 등에 지고 가는 낙타에게는, 건너가야 할 사막이 있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3Km 밖에서 물 냄새를 맡는다는 낙타駱駝는 사막의 화물선으로 불린다. 등에 혹이 두 개인 쌍봉낙타와 하나인 단봉낙타로 나누어지는 초식동물이다. 사막도 모래로 된 사막과 돌조각으로 된 사막으로 구분되는데 모래사막을 걷는 낙타는 단봉낙타, 돌조각 사막을 걷는 낙타는 쌍봉낙타다. 보통 소나 말은 선채로 짐을 실을 수 있다. 하지만 낙타는 그렇지 않다. 무릎을 꿇게 해야만 손쉽게 짐을 실을 수 있다. 낙타를 무릎 꿇게 하려면 낙타와 주인 사이에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 믿음은 오아시스까지 짐을 실고 가면 물과 먹이를 준다는 묵언의 약속이다. 아라비아인들이 믿음을 말할 때 쓰는 속담 ‘낙타가 무릎을 꿇어야 짐을 실을 수 있다’는 말은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낙타와의 믿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요즘 사람들은 낙타를 무릎 꿇리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낙타를 세워둔 채 짐을 싣겠다는 욕심만 부린다. 뿐만 아니라 맘대로 안 되면 싣고 가야 할 짐마저도 팽개쳐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거기다가 신뢰는 없고 약속은 지키지 않는다. 거짓 맹세를 밥 먹듯이 하고 헛된 약속과 말 바꾸기를 하면서 눈 하나 끔쩍하지 않는다. 아침에 한 약속은 해가 지기도 전에 거짓말이 된다. 특히 공동체나 정치인들의 공약은 세상의 질서를 뒤죽박죽 만들고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만다. 간과해서는 안 되는 말 ‘주인을 못 믿는 낙타는 무릎을 꿇어주지 않는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는 말씀(마 19:25)에 동의하시는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1/10/17 [18:42]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