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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회> 홍등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1/11/07 [17:04]

불빛 아래서 검은 잎을 갉아먹는 벌레였다 여자는

오빠 놀다가 오늘 밤 쥑여 줄게

노란 우산 속으로 팔을 끌어당긴다

 

내 얼굴을 바라보던 여자의 얼굴이, 지나가는 자동차 라이트에 덴 것처럼 흠찔하더니, 잡은 손을 놓고 어둠 속으로 황망히 사라진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 희미하다

 

나만 보면 괜히 택택 거리던 계집애, 내 옆자리에 앉았으면서도 유달리 나만 미워하던, 그래서 늘 나를 화나게 했던, 내 학습장에 너는 나쁜 놈이라고 수 없이 쓰고도 시치미를 떼던, 내가 왜 나쁜 놈이었는지 숙제 같은 화인火印하나 가슴에 찍어 준, 생각할수록 얄미운 그 여자, 막걸리 집에서 숟가락 두들기는 것을 보았다는 말도 들렸고, 소문에 진즉 저 세상 사람이 되었다는, 사내 이름 같았던 그 희남이가 아니기를… 

 

여자가 사라진 골목에서

나는 오랫동안 홍등이 되어 비를 맞고 서 있었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홍등紅燈은 붉은 등이라는 뜻으로 붉은 불빛 아래에서는 사람이 생기 있고 예쁘게 보이기 때문에 유곽이 생긴 이후로 사창가에서 붉은 등을 밝혀 놓았다. 홍등가라는 말 이후로 붉은 등은 가정집에서는 꺼려 달지 않는다. 붉은 등이 있는 거리는 윤락업소들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집창촌集娼村을 말한다. 이곳은 성인용품점, 스트립 클럽 등 성 산업이 주를 이룬다. 비슷한 단어로는 사창가私娼街, 창녀촌娼女村, 윤락가淪落街 등이 있으며 단어별로 뜻이 조금씩 다르다. 남성을 상대로 성매매여성이 영업하는 홍등가와 대비되는 것으로 여성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호스트바Host bar가 있다. 3대 성매매 집결지라는 서울 성북구 ‘미아리 텍사스촌’, 강동구 ‘천호 텍사스촌’, 동대문구 ‘청량리 588’이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해 살기 좋은 동네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해운대 609’에 38층 높이의 호텔이 들어서고, 대구 ‘자갈마당’에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상 복합 건물을 짓는다고 한다. 광주 ‘송정 1003번지’는 현재 광주 송정역 역세권 개발 포함 여부를 두고 사업 계획을 논의 중이고 전주 선미촌은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제 밝은 사회로 가는 길이 환히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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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1/07 [17:04]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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