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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회> 가난의 골목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1/11/28 [17:09]

가난한 사람들은 가슴조차 차가운가

눈발 휘날리는 골목길

포장마차의 화덕이 뜨거운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한 잔의 쇠주로

가슴 깊이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가로등이 연신 하품을 해 대는 시간에도

눈물까지 버릴 수가 없어서 그 눈물

별이 되는 밤

세상의 가난이 지상에 내려앉는 저녁에

연탄 한 장이 아랫목을 달구면

가난하기에 외로움을 알고

가난하기에 그리움을 알고

가난하기에 감사함을 알고

가난하기 때문에

세상 골목 뜨거워질 때까지 울어야 한다는 것을

가난한 사람들만이 안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골목은 건물 사이나 건물 뒷면에 형성된 길을 가리키는 말이다. 간혹 큰 길에서 갈라져 나온 작은 길을 통틀어 골목이라고 한다. 폭이 좁아 소수의 보행자만 통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경우로 대개 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도시 지역에 많이 있다. 골목은 사람들이 많이 통행하지 않아 우범지역으로 통하기도 한다. 60∼70년대까지 유년시절을 보낸 이들을 아련한 향수 속에 잠기게 하는 골목 놀이들이 많다. 컴퓨터는커녕 TV도 귀한 시절을 대변하던 ‘골목문화’의 상징으로 ‘땅따먹기’를 비롯해서 ‘말 타기’, ‘자치기’, ‘고무줄놀이’, ‘비석치기’, ‘오재미’, ‘구슬치기’,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은 중년층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골목 놀이는 보통 5∼6명 많게는 10명 이상도 함께 즐겼다. 오늘날 골목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그나마 남은 곳도 주차나 통행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골목은 식당이나 커피숍, 술집이 들어서 소비자와 고객과 관광객을 위한 공간이 되고 말았다. 골목은 사회적 하부시설로 작용하여 돈을 벌고 쓰는 일이 더 중요한 곳으로 전락한 것이다. 골목이 이런 역할을 맡게 되면서 우리는 소중한 공간 하나를 잃은 채 무덤덤하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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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1/28 [17:09]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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