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는 24일 구청장실에서 정천석 동구청장과 미스터마인드 김동원 대표가 참석해 AI를 통한 홀로 어르신 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스마트 돌봄인형 100대 및 관리서비스 무상 지원 협약식을 체결했다.     © 울산광역매일

"구청장님, 이번 달에 우리 집 형광등을 교체해 줄 수 있을까요"라는 문자 메시지가 동구청장 휴대폰에 뜬다. 동구 일산동에 거주하는 어르신이 구청으로부터 제공받아 방안에 보관중인 돌봄 인형에게 말한 내용이다. 이어 구청장이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라는 답변을 문자로 보내면 인형이 이를 말로 바꿔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라고 앵무새처럼 어르신에게 다시 전달한다. 노인이 구태여 행정기관을 찾아 갈 필요 없이 집안에서 돌봄 인형을 통해 직접 민원사항을 전달하면 구청장이 이에 즉답하는 `쌍방 소통체계`가 전국 최초로 울산동구에서 마련된다. 

울산시 동구와 미스터마인드 주식회사가 24일 구청장실에서 인공지능(AI)로봇을 통한 홀로 어르신 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동구는 스마트 돌봄인형 1천대와 관리서비스를 오는 4월 초부터 무상으로 제공받게 됐다. 미스터 마인드는 현재 전국 15개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약 3천4백개의 인공지능(AI)돌봄 인형을 공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단체장과 노인이 직접 소통하는 돌봄 인형체계 공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스마트 돌봄 인형은 인형의 양쪽 팔에 센서가 장착돼 있어 해당 부위를 누르면 음성으로 작동하는 체계가 시작된다. 센스 스위치를 누른 뒤 사용자가 `구청장님`하면 AI가 자동적으로 구청장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AI는 또 사용자의 음성을 자동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 제3자가 가짜로 사용하는지 여부도 가려낸다. 

위급사항이 발생했을 때 비상톡 버튼을 누르면 실시간 알람이 기관이나 보호자에게 전달돼 위급상황을 예방할 수도 있다. 특히 행동기반 인지카드로 어르신 치매와 우울증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는 게 미스터 마인드 측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어르신 담당 생활지원사가 3개월 전에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뭐냐`고 물었을 때 `사과`라고 대답했는데 이후 다시 4~5차례 반복 질문했을 때 이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면 치매 초기 단계를 의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돌봄 인형은 또 능동대화, 뇌활동 놀이퀴즈, 음악듣기 등이 가능하며 어르신에 대한 일괄 통계 탑재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개인별 맞춤형 말벗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인공지능 돌봄 인형들은 노인맞춤 돌봄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복지관을 통해 홀로 어르신들 가정에 보급된다. 인형들을 통해 복지관에 소속돼 있는 생활지원사들에게 어르신들이 필요한 사항을 집안에서 요청하면 이를 제공 받을 수 있게 된다. 필요한 교육은 인공지능 인형 제조사가 생활지원사들에게 실시한다. 동구는 사회적 고립으로 인해 우울감이 높은 홀로 어르신들에게 우선 AI돌봄 인형사업을 시범적으로 운영해 사업효과를 모니터링 후 확대할 방침이다. 

동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어르신들의 사회적 단절이 훨씬 심각해진 상황"이라며 "이번 협약으로 스마트ㆍ비대면 복지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