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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회> 네가 선생님인데
기사입력  2022/08/30 [19:08]   하 송 시인
▲ 하 송 시인     © 울산광역매일

 우연히 텔레비전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CF에서 학교 가기 싫다고 말하는 딸에게 어머니께서 달래며 말씀하십니다.

 

 "그래도 학교 가야지. 네가 선생님인데?"

 

 학교에 가기 싫다는 딸이 당연히 학생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교사였습니다. 휴일에 쉬다가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려면 잠시 귀찮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을 대하는 것이 겁이 나서 출근이 싫어진다면 이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런 CF를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요즘 학교 분위기를 보면 교사의 교권이 많이 흔들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습 태도를 흐리는 몇 명 학생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까지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한 중학교에서 촬영된 영상으로 국민들의 충격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이 영상은 지난 26일 동영상 플랫폼에 처음 게재된 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장소는 교실이고 시간은 수업 시간입니다. 남학생이 길게 선을 늘어뜨리며 충전 중인 휴대폰으로 교단에 누워, 여자 교사 뒷모습을 아래에서 위로 촬영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교사는 묵묵히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처음이 아닐 수도 있고 말해봐야 학생이 말을 듣지 않을 것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함께 수업받던 학생 중 한 명은 이 장면이 재미있어서 영상을 촬영해서 틱톡에 올렸다고 했습니다. 이 영상이 올라온 틱톡 계정에는 수업 시간에 한 남학생이 상의를 벗고 여교사에게 말을 걸고 있는 모습도 있습니다. 뉴스 댓글에 교권이 무너진 학생들의 행동에 대한 개탄과 걱정하는 글이 쉼 없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21년 교육활동 침해행위가 총 2269건 발생했습니다. 이 중 학생에 의한 침해행위가 92.5%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올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ㆍ초ㆍ중ㆍ고 교원 86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전국 교원 10명 중 6명이 하루 한 번 이상 학생들의 수업 방해ㆍ욕설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위에서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겪고도 크게 이슈화되는 것을 두려워해서 그냥 넘어가는 경우를 봅니다. 아마 신고하는 경우보다, 혼자 속으로 삭이며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여자 고등학교 선생님께 직접 들은 이야기입니다. 수업 중에 제일 앞자리인 선생님 바로 앞 책상에서 엎드려 자는 학생을 깨웠더니 어찌나 화를 내는지 무안해서 다음부터는 그냥 가만히 두었다고 했습니다. 교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무시하는 학생들을 대하며 긍지와 보람 대신에 자괴감이 든다고 하셨습니다. 무척 성실하시고 학생들에게 헌신적인 선생님께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병설 유치원이 개학을 했습니다. 서영이가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치자 밝은 미소로 인사를 했습니다. 어디 가냐고 묻자 원감선생님하고 원장선생님 만나러 간다고 했습니다. 유치원 개원 첫날, 인사하러 교무실, 교장실을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점심시간에 식생활관에서 단체 급식하는데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이 식사하러 안 오시면 어디에 가셨는지 확인합니다. 출장 가셨다고 하면 다음날 무척 반가워하며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께 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교장실에서 나오는 서영이 손에는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비타민이 들려있었습니다. 고사리 손으로 교장선생님께 받은 비타민을 유치원 선생님께 가져다 드립니다. 너 먹으라고 하지만 기어이 선생님을 드립니다. 유치원선생님과 교감, 교장선생님은 서영이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학교는 아침에 등교하면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운동장을 걷습니다. 운동량이 부족한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하여 걷기 운동을 희망하는 학생들과 교사만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학년 아이들의 참여율이 높습니다. 특히 1학년 어린이들이 제일 열심히 활동합니다. 교장선생님께 도전장을 내밀고 달리기 경주도 합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며, 험한 산을 맨발로 18시간 종주하시는 강철 체력의 소유자이지만 항상 아이들의 승리로 끝납니다. 아이들은 재미있어서 날마다 교장선생님께 달리기를 하자고 조릅니다. 이겼다고 기뻐하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며, 교장선생님께서 한 말씀 하십니다.

 

 "아이 억울해. 다음에는 잘해서 꼭 이겨야지!" 

 

 아이들은 더욱 신이 나서 말합니다.

 

 "교장선생님은 할아버지라 힘이 없어서 우리 못 이겨요."

 

 따뜻한 우리 학교 모습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교가 되길 바라는 것이 너무 무리인지 씁쓸함이 몰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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