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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칼럼> 끝나는 곳은 새로 시작하는 곳이다
 
김미화 울주군 구영중 교사   기사입력  2022/12/04 [16:37]
▲ 김미화 울주군 구영중 교사     © 울산광역매일

 노랗게 물든 은행잎, 빠알간 아기단풍잎이 교정 여기저기에 떨어져 소복이 쌓여 있는 늦가을, 낙엽들을 쓸지 않고 쌓이는 데로 그냥 놔두어도 참 이쁘겠다는 소녀 감성에 잠시 젖어 들곤 한다. 좁은 이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초등학교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필자의 학교에서 바라본 가을 풍경은 참으로 아름답다. 맞은편 초등학교의 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 덩굴마저 붉게 물들어 탄성을 자아냈다. 12월에 접어드니 아름답던 풍경들은 사라지고 겨울을 준비하려 나무들은 잎을 다 떨구어내고 앙상한 가지들을 드러내고 있다. 겨울방학이 머지않았다는 증거다. 겨울방학은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다.

 

 중학교에서 마지막 학기를 준비하고 있는 3학년 학생들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중학교 생활을 마무리하고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11월 4주 차에 대부분의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기말고사를 치렀다. 마지막 시험이라며 남은 에너지를 모두 쏟아내어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였다. 담임 교사들은 초코렛과 응원의 메시지를 준비해 제자들의 마지막 기말시험을 응원했다. 따뜻한 정이 넘치는 훈훈한 모습이었다.

 

 11월 말까지는 중학교 교과 및 비교과 내신 성적 산출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나고, 12월에 초부터는 후기 일반고 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특성화고에 원서를 접수한 학생들은 이미 합격 발표가 난 학생들도 있고, 특목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1차, 2차 면접을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다. 중학교 생활의 가장 큰 마무리는 고등학교 진학일 것이다. 자신의 희망과 적성에 맞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첫 번째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 1월이 되어야 후기 일반고 최종 합격자 발표가 있다. 학생들은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긴장도 되고 불안한 마음도 들겠지만 남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 한다. 요즘 수업을 하러 3학년 교실에 들어가면 생각나는 말이 있다. `끝은 곧 시작이다. 끝나는 곳은 새로 시작하는 곳이다.` 『황무지』로 유명한 T. S. 엘리엇의 말이다. 끝과 시작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말일 것이다. 기말고사를 치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잠시 여유를 찾았던 학생들은 다시 예비 고등학생으로 고등학교 공부를 미리 예습하고 고등학생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배움은 시작과 끝이 없는 듯하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3월이 될 때까지 중3 학생들은 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노력을 쉬지 않을 것이다.

 

 울산교육청은 내년부터 3학년 2학기에 진로 탐색 집중 기간을 운영하는 `전환기 교육과정`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중학교 3학년 전환기 교육과정은 2학기 기말고사 후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51차시 이상을 운영할 예정이다. 고교 진학 후 자신의 학업 진로를 탐색하고 계획할 수 있도록 고교학점제를 중심으로 고등학교 교육활동의 이해도를 높이고, 고등학교 생활 설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전환기 교육과정이 아니어도 학교는 해마다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후의 교육과정을 별도로 계획하여 운영하고 있다. 12월 중순에 기말고사를 치르는 2학년에 비해 3학년은 한 달 정도 빨리 기말고사를 치르기 때문에 방학할 때까지 꽤나 긴 시간이 남아 있어 학교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별도의 계획을 수립하여 운영한다. 

 

 필자의 학교에서도 3학년을 대상으로 꿈ㆍ끼 탐색 기간 `한 걸음, 두 걸음` 프로그램을 5주간 운영한다. 학생들은 진로 직업 체험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졸업식 때 함께 나눌 추억의 동영상도 제작하고, 1월 초에 있을 축제 공연도 함께 기획하고 연습하며 그동안 부족했던 친구들과의 소통과 우정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그동안 열심히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들께 감사의 편지를 써보기도 하고, 미래의 꿈을 담은 카드를 꿈단지에 넣어 타임캡슐을 만들기도 할 것이다.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된 입학식을 하지 못하고 6월이 되어서야 첫 등교를 시작했던 신입생이 곧 졸업을 맞이한다. 코로나와 역사를 함께 한 학생들이다. 학교를 방문해 학교 설명회에 참석하고 공개수업도 참관하며 담임교사와 상담의 시간을 가져야 할 학부모님들의 시간도 잠시 멈추어 있었다. 우리 중3 학생들이 코로나는 추억으로 남기고 일상의 즐거움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멋진 고등학생이 되어주길 응원한다. 끝은 곧 시작이다. 끝나는 곳은 새로 시작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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