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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회> 첫인사
 
하 송 시인   기사입력  2023/03/14 [17:35]
▲ 하 송 시인     © 울산광역매일

 "어머, 진달래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올봄 첫인사입니다. 여동생과 함께 3월11일 토요일, 산에 가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문학 행사 일정이 잡혔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여동생과의 산행 약속을 취소했습니다. 

 

 그런데 행사가 오후 3시니까 오전에 가까운 산에 빨리 다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갑자기 준비해서 남편하고 둘이 출발했습니다. 오전에 일찍 다녀와서 점심 식사는 집에서 하기로 하고 간단한 간식과 물만 준비했습니다. 

 

 아직 한 번도 가지 않은 코스로 정했습니다. 코스가 좀 길어도 능선길을 선택했습니다. 양쪽으로 조망이 좋아서 능선길로 오길 잘했다며 걸었습니다. 높이가 있는 산이라서 정상으로 갈수록 가파른 경사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등산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연분홍 진달래꽃이 반갑게 맞이해주었습니다. 한 그루가 아니었습니다. 진달래꽃마다 봉우리가 맺혀있고 몇 가지씩은 화사하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최단코스로 사람들이 주로 몰리기에, 능선길은 사람들이 적어서 이 예쁜 진달래꽃을 많이 못보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여동생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정상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조망에 잠시 취하다 바로 하산했습니다. 내려올 때는 계곡 길을 택했습니다. 능선길보다 사람이 더 적었습니다. 응달이라 진달래꽃도 아직 피지 않았습니다. 오후 일정이 기다리고 있어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멀리 과수원에서 흰 꽃이 보였습니다. 거리가 멀어서 아쉬웠는데 갑자기 등산로 옆에 만개한 매화꽃이 나타났습니다. 눈부시게 빛나는 매화꽃에 감탄하며 여동생에게 전화했습니다.

 

 진달래꽃하고 매화꽃 소식을 전하며 뭘 하는지 물었더니 산에 왔다고 했습니다. 어느 산이냐고 했더니 나하고 같은 산이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나는 하산했다고 했더니 동생은 방금 오르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같은 산이지만 정반대 주차장에서 오르는 코스라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언니가 일정이 생겼다고 해서 어렵게 설득해서 애들하고 함께 왔다고 했습니다. 그동안은 동생이 멀리 가는 산행에만 동행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산행에는 흥미가 없는지 알았는데 잘못 생각했던 것 같았습니다. 서로 안타까워하며 다음에는 가까운 산행에도 함께 가자고 약속하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집에 와서 씻고 점심 먹고 부랴부랴 행사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사무국장이라서 다른 회원들보다 일찍 도착해야 해서 마음이 급했습니다. 다행히 한 명만 와있었습니다. 휴일에 늦잠 자지 않고 일찍 일어나서 산에 다녀왔는데 몸이 더 가뿐했습니다. 

 

 산행을 많이 하신 아동문학가 대 선배님께, 아침 일찍 산에 다녀왔다고 말씀드리니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그 선배님께서는 산행 수필집을 발간하신 분으로, 내가 산에 다닌다고 말씀드린 뒤로 특별히 반가워하십니다. 

 

 행사 끝난 뒤, 집에 와서 동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산에 잘 다녀왔는지 묻자,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해서 정상까지 못 가고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경사가 유난히 심한 최단코스라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능선 코스로 함께 갔으면 좋았을걸! 진달래꽃도 볼 수 있었는데…."

 

 아쉬움과 미안함으로 말하자, 아이들이 이모에 대하여 원망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나를 원망해? 왜~?"

 

 깜짝 놀라서 묻자, 이모가 일찍 전화해서 엄마하고 함께 산에 갔으면 자기들이 힘든 극기 훈련을 안 했을 텐데 죽을 뻔했다는 거였습니다. 운동을 안 하고 컴퓨터 앞에서만 지내다가 갑자기 급경사 오르막 산을 등산했으니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둘 다 온몸이 아프다며 끙끙 앓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작은 아들도 낮은 뒷동산 다녀와서 며칠을 다리 아프다며 끙끙 앓은 생각이 났습니다. 다음엔 아이들을 자주 데리고 산에 가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쉽게 따라나설 것 같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유인책을 생각해서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육체 건강에 좋은 산행에 동참시켜야겠다고 동생과 함께 의견일치를 봤습니다. 젊은 애들은 힘들어하는데, 나는 정상까지 빠르게 다녀와서 거뜬한 것을 보면 역시 산행으로 체력이 좋아진 것이 확실합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산행을 권해서 별명이 `산행 전도사`입니다. 산이라는 말만 들어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던 직장 동료가 있습니다. 지금은 남편하고 함께 100대 명산에 도전하면서 월요일마다 보고를 해옵니다. 그리고 끝인사는 항상 감사하다는 말로 마무리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소임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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