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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회>귀한 아이
 
하 송 시인   기사입력  2023/05/09 [17:24]
▲ 하 송 시인     © 울산광역매일

 제자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드디어 성공했다는 문자였습니다. 비록 한 줄의 문자였지만 환희가 느껴졌습니다.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문자를 보낸 제자는 공부하느라 늦은 나이에 결혼하고 어렵게 아들을 출산했습니다. 아들은 우량아로 밝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둘째를 가지기 위해서 남편과 함께 병원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임신에 성공한 것입니다. 얼마나 귀한 아기인지는 말로 할 수가 없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안 귀한 아이가 없습니다.

 

 요즘 한 사연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이 뜨겁습니다. 

 

 `차를 긁었다는데 참 이상한 세상이네요`

 

 피해 입은 사람이 올린 글입니다. 네티즌들은 작성자를 이해하고 응원하며 아이의 엄마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게시물의 작성자는 고가(高價)의 외제 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차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서, 거주 중인 집과 거리가 있는 유료 주차장에 월 결제 후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관리 직원한테 전화를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5학년 애들이 나뭇가지가 묶인 싸리 빗자루 같은 것으로 차를 긁었다고 했습니다. 많이 긁혔냐고 물어보니 그냥 페인트가 까진 것까지는 아니고 흰 흠집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좀 혼내고 보내라고 하고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한두 시간 후 관리 직원에게서 잠시만 와서 도와달라는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여성의 고함 소리가 들렸습니다. 현장으로 가 보니 아이의 엄마라는 사람이 난리 치는 상황이었습니다.

 

 차주는 아이의 엄마에게 타인의 재산에 피해를 줬으니 잘못된 것은 가르쳐 주는 게 어른이라고 생각한다며 금전적으로 보상을 받은 것도 아니고 잘잘못만 알려 주었는데 그렇게 화가 날 일인지 물었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엄마는 차 흠집 난 거 수리해 주면 될 일을, 귀한 자식에게 혼냈다며 소리를 지르고 욕설까지 했습니다.

 

 차주는 결국 아이의 엄마에게, 본인의 생각이 짧아 아이 기를 죽인 것 같아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차를 수리하고 청구하겠다고 했습니다.

 

 차주의 사연에 네티즌들은 많이 공분했습니다. 

 

 "세상이 참 이상하게 돌아간다. 저런 부모 밑에서 아이가 어떻게 자랄지 모르겠다"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차주는 화낸 여자의 남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외벌이로 힘들게 살고 있으며 보험이 없고 이사까지 해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그냥 봐주면 안 되겠냐며 만나자고 했습니다. 

 

 차주는 거절했습니다. 고가의 외제 차에 흠집을 낸 아이들에게 타이르기만 하고 돌려보냈으나,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화를 낸 엄마 때문에 결국 수리비를 청구하기로 한 것입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는데,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지게 된 것입니다. 내 자식만 귀하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내 자식이 밖에 나가서 친구들에게 맞고 오는 꼴은 죽어도 못 본다며, 돈을 물어주어도 좋으니 때리고 오라고 가르친다는 말을 심심찮게 듣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걱정이 앞서며, 자녀들을 우리 사회의 바른 일원으로 키우고 싶은지 의아한 생각이 듭니다. 모두 자녀들에게 상대방을 때리라고만 가르치면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아이를 유난히 예뻐하기에, 귀여운 아이들이 나오는 유튜브를 즐겨보곤 합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작은 아들이 말합니다. 잘 모르는 아기도 이렇게 예뻐하는데 손주 생기면 어쩔지 모르겠다며 걱정합니다. 큰며느리가 임신한 상태로 출산을 몇 개월 앞두고 있습니다.

 

 손주를 본 뒤에 사람들이 변하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마치 광신도처럼 무조건의 `손주 바라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손주가 한없이 귀하고 예쁘더라도,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할머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 중입니다. 며느리는 반듯하니 할머니만 정신 줄을 꽉 잡으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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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5/09 [17:24]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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