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1분기 합계출산율이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백약이 무효하다는 말이 지금의 울산의 인구절벽 문제에 딱 맞는다는 말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광역시 타이틀마저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통계청이 지난 24일 발표한 2023년 3월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울산지역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올해 1~3월 0.93명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기존의 최저치인 지난해 1분기(0.96명)보다 0.03명 적다. 합계출산율은 2021년 1분기 1.00명을 기록한 이후 6개 분기 연속 1명을 밑돌고 있다. 1분기 출생아 수(1천443명)도 지난해 동기보다 71명(4.7%)이 줄어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였다. 연초에 출생아 수가 많고 연말로 갈수록 줄어드는 통상의 추세를 감안하면 하반기 합계출산율은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인구절벽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인구 유출세 마저 꺾이지 않고 있어 울산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울산의 인구는 지난달에도 591명이 순유출되면서 2015년 12월 이후 90개월째 탈 울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오는 2036년이면 100만 아래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으로 이사 온 총 전입자 수는 7천948명인데, 이에 비해 울산을 떠난 총전출자 수는 8천539명으로 591명이 울산을 뜬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다소 위안이라면 전국 시ㆍ도 가운데 순유출이 발생한 8개 도시 중 순유출 비율이 가장 낮게 나왔다는 점이다. 인구 순유출이 발생한 시도는 서울(-3천365명), 부산(-1천392명), 대구(-703명), 광주(-758명), 대전(-274명),전북(-329명),경남(-996명) 등 8곳이다. 울산은 2015년 12월 483명의 순유출을 보인 이후 지난달 말까지 7년 반 동안 90개월째 탈울산이 진행 중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울산의 인구는 오는 2036년 99만 1천848명으로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시도 울산의 인구감소세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애쓰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인구감소세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젊은 세대들의 결혼과 임신기피로 자연 출생률이 감소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울산을 뜨는 젊은이들은 울산시의 노력 여하에 따라 울산에 눌러 앉힐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자연 출산율 저하는 가치관의 변화에 따른 현상으로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지만,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탈 울산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양질의 일자리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울산시 정책당국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꼭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더라도 좋은 일자리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주 환경이면 울산에 살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이들을 울산에 머물게 할 방법을 찾는 것도 인구절벽을 막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