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인 조형물 조감도. (사진=울산시 제공)     © 울산광역매일

울산시가 올해 제2차 추경안에 포함시킨 `위대한 기업인` 조형물 건립비 250억원이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조형물 건립비가 추경 증액의 88%를 차지하는 데다 주로 긴급한 민생ㆍ복지 예산을 대상으로 편성되는 추경의 합목적성에서 벗어난다는 지적이 대두되면서다. 울산시는 30일 시의회에 제2차 추경안으로 총 284억원을 제출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현재 울산을 빛낸 기업인을 널리 알리고 기업가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위대한 기업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울산에서 태어났거나 거주, 또는 활동했던 기업인 가운데 국가와 울산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기업인을 대상으로 기념관ㆍ기념비 건립, 동상 설립 등을 구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오는 6월 개회되는 시의회 임시회에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울산시 위대한 기업인 기념사업 추진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할 예정이다. 

이후 7월까지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한 뒤 2024년 8월까지 조형물 건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조형물은 울산시로 진입하는 시민들과 외지인들이 관망할 수 있도록 유니스트 인근에 높이 약 60m(기단 20m 포함)로 2~3기를 건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울산시의 건립 계획에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돼 귀추가 주목된다. 우선 조형물 건립의 적절성ㆍ타당성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향후 수십년 이상 울산시 초입에 건재할 조형물 대상으로 과연 어느 기업인이 적합하며 어떤 기준을 적용할 것이냐는 문제다. 

또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는 여론도 만만찮다. 최소한 1~2년에 걸쳐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조형물의 대상, 크기와 높이, 필요한 예산을 설정해야 함에도 오히려 예산부터 먼저 편성하고 여론 수렴에 나서 울산시의 치적 쌓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보수 정치인 A씨는 "수백억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만큼 의견 수렴이 충분해야 한다"며 "6월에 조례를 제정하고 내년 8월에 조형물 설치를 완료한다는 건 무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사업과 추진해 최대 걸림돌은 추경 편성의 합목적성 여부다. 추경은 주로 긴급한 민생ㆍ재난ㆍ복지를 위해 편성되는 만큼 이번 조형물 설치사업이 과연 `긴급하고 필요한 사안이냐`는 것이다. 

울산 민주당 이선호 시당 위원장은 "추경의 약 88%를 조형물 설치에 투입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사업을 철저히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는 앞서 지난 24일 `2023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예산안 규모는 총 284억원으로 일반회계 276억원, 상수도 특별회계 8억원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 올해 전체 예산은 5조805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주요 재원은 순세계잉여금 272억원, 특별교부세 2억7천만원 등을 활용해 마련됐다.

제2회 추경예산(안)은 30일 울산시의회에 제출되며, 6월7일부터 열리는 제239회 시의회 제1차 정례회 기간 중 심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