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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회> 너의 등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23/05/29 [20:11]

너의 등에 기대어야 잠이 든다 

어머니의 등에 기대어야만 잠이 드는 아이처럼

너의 등에 기대지 않으면 

잠이 들지 않는다

전생에서도 너의 등에 기대어 잠이 들고 

하루를 살았으리라

너의 등에 내 삶이 착 달라붙을 때 

나의 깊은 고독은 

꼬무락거리는 손을 갖은 아이가 된다

누구와도 손을 잡아도 잠들 수 없다 

살아갈 수 없다

너 없는 빈 하늘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스스로를 지켜가야 하는 날들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 있어

돌아보면 보이는 

너의 등

누구와도 등 기대고 살아갈 수 없다

전생에서도 

이승에서도 

내생에서도 

너의 등에 기대어야 비로소 나는 잠이 든다

 


 

 

▲ 정성수 시인     © 울산광역매일

등은 가슴과 배의 반대쪽에 있다. 척추와 밀착된 부위로 충격을 받으면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배나 가슴이 충격에 강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약하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주의해야 한다. 등은 한자로 배背다. 그래서 한자 背배라고 써놓으면 등을 말하는지, 배를 말하는지 헷갈릴 수 있다. 예를 들면 거북이 등껍질 귀갑龜甲을 한자로 쓰면 배갑背甲으로 우리말로 등갑이다. 등의 피부는 감각이 둔한 편이다. 손이나 발과는 달리 등의 피부가 민감해질 필요성이 적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등에다 손가락으로 글씨를 써서 무슨 뜻인지 맞히게 하거나, 손가락을 갖다 대고 몇 개인지 물어보면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민감하지 못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반대로 등에 찬물에 닿으면 고통스럽다. 더운 여름날 맨 등에 물을 끼얹으면 몸을 움츠리기도 하고, 추운 겨울날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등을 댈 때 앞보다 춥게 느껴진다. 등이 시리다는 말이 나왔다. 옛날에 부모님이 자식들을 체벌할 때 때리는 곳이 등이었다. 요즘 말로 '등짝 스매싱'이다. 사극에서 왕 앞에서 등을 보이는 것을 금기시하는데, 등을 보인다는 것은 품속에 숨긴 무언가를 꺼낼지 모른다는 이유라고 한다. 등을 보인다는 것은 배신이나 이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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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5/29 [20:11]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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