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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아침> 풋사과가 익어가는 저녁
 
이명희 시인   기사입력  2024/01/04 [17:18]

풋것들

여름밤이 깊어 가도록 잠 못 들고 있네

 

풋사과가 익어가는 밤은 새콤달콤해

우리 집 텃밭에 풋사과도

뺨을 내밀고 총총한 별들을 보고 있네

 

내 색깔의 시 한 편 세우기 위해 잠 못 든 풋시인,

풋사과와 눈이 마주쳤네

말벌이 파먹은 단맛 든 사과엔

여물어 가는 여름이 동글동글 사각거리네

 

이 밤에도 풋사과는 조금씩 조금씩 가을 쪽으로 걸어가고 

뒷산에서 톳쏙톳쏙 소쩍새의 고요한 울음에

층층이 목마름이 쌓여 저릿하네

 

상현달 같은 시절 두통을 앓으며

큰 돌 작은 돌 모난 돌로 탑을 쌓으려던 아련함

풀벌레 소리와 별을 끌어모아도 흩어진 문장은

적막을 무겁게 몰고 오네

 

풋사과는 

어른이 되기 위해 풋을 조금씩 버리는 밤이네

 

*2022년 『시와소금』 여름호에 실린 작품입니다.

 


 

 

▲ 이명희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작노트>

 

강원도 산골 친정집 텃밭,

올사과나무 몇 그루가 여름밤을 지켰다.

삼복더위 속에 새콤달콤 익어가는 풋사과 맛에

별빛은 총총히 더 빛나고 소쩍새 소리 톳쏙톳쏙 적막이 깊어갔다.

 

 

화엽 이명희

 

1959년 강원도 양구 출생.

2018년 『월간문학』신인문학상 동시 당선.

2021년『시와소금』신인문학상 시 당선.

2021년『아동문학사조』동화 당선.

동시집 『노래연습 꼬끼오!』 『웃는 샘물』 『환한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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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1/04 [17:1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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