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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아침> 항아리
 
유회숙 시인   기사입력  2024/01/25 [16:33]

잘 익은 열매 같았다

어머니 손길에 반들반들 윤나는

항아리를 보며

저 단단한 껍질 안에 무엇이 있을까

를 생각한다, 생각은 멈추지 않고

항아리 뚜껑을 열려다

소중한 무게에 겁이나 궁금증을 덮곤 했다

 

겉이 단단하면 단단할수록

무엇을 품는다, 로 읽혀진다

그때부터 둥지와 항아리

어머니 같은

 

꽃이 품은 자리에 청매실

뜨거움을 삭히고 매실 속 푸른 말들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과

그 경계에 떠오르는 향기 가득하니

나를 다 지우고 남은

시 한 편의 무게가 저렇듯 맛이 들어

항아리에

무엇을 품는다는 말엔 맑은 울림이 남는다

 


 

 

▲ 유회숙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작노트>

 

항아리와 둥지 그리고 시 한 편. 무엇을 품는다는 것은 결과와 과정까지 담아내는 것이다. 어머니의 정성으로 익어가는 항아리. 문득 내 어깨를 툭 치는 도토리, 밤 한 톨을 떠올렸을까. 시 한 편으로 옮기며 맑은 울림으로 남길 소망한다.

 

 

유회숙

 

충북 충주 출생. 1999년 《자유문학》 시 등단. 시집 『흔들리는 오후』 『꽃의 지문을 쓴다』 『나비1 나비3』 『국수사리 탑』. 저서 『편지선생님』. 한국편지가족 고문,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산림문학회 이사, 詩鄕 동인. 불교문예작품상 수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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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1/25 [16:33]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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