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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아침> 봄
 
곽정효 시인   기사입력  2024/01/30 [16:45]

그대가 꾹꾹 뭉쳐서 내게 던진 그 눈덩이

이제 내 가슴에서 다 녹았다

 

그대가 저 산에 하얗게 흩뿌려 놓은 시린 눈도 

다 녹아 산에 스미었고

다람쥐들은 감추어 두었던 도토리들을 얼추 찾아 먹었다

 

그대가 저 들에 풀어놓았던 사나운 바람은

나무에 매달려 새로이 눈을 뜨기도 하고 

사방을 휘저으며 매섭게 몰아치다 지쳐 

뒹굴뒹굴 나른한 들바람이 되었다 

흙더미가 부서지며 나뒹굴며 끝까지 품고 있던 

꽃다지, 노루귀에 닿아 여린 입, 작은 귀가 되었다

 

올 것 같지 않던 봄이 오고 있다

 


 

 

▲ 곽정효 시인  © 울산광역매일

곽정효 

 

1990년 월간문학 시 등단

2010년 문학나무 소설 등단

시집: <소리의 바다> <음악미나리 상상>

장편소설: <두물머리 사람들> <하느님과 씨름한 영혼> <사라숲 바람의 말>

단편집: <평화고등학교>

스마트소설 박인성문학상, 한국시문학상 수상

​이메일 : gwakjungh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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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1/30 [16:4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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