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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의 선거문화를 정책선거 프레임으로
 
박장동 울산YMCA 사무총장   기사입력  2024/02/06 [16:33]

▲ 박장동 울산YMCA 사무총장  © 울산광역매일

 선거 시기 때 마다 회자되는 한 가지 용어가 `프레임`이다. 이는 사물이나 상황을 바라보는 틀을 의미하고 인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를 의미한다. 요즘 선거는 편을 짜서 경기하는 스포츠의 경지를 넘어 마치 죽고 사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맞닥뜨리는 전쟁을 연상케 할 정도다. 

 

 그런데 이런 갈등은 정치적 프레임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 프레임에 사로잡히면 자기와 정치적 이념이 다른 무리들에게 위해를 가하게 된다. 새해 벽두 부산에서 일어난 야당 대표에 대한 칼부림이나, 여당 국회의원이 청소년에게 피습당하는 사태가 바로 그런 것들이다. 이런 단편적 현상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발생할지도 모르는 우리네 수준 낮은 정치문화의 폐단을 걱정하기에 충분하다.

 

 종교 생활에 귀의하는 것 못지않게 정치도 일종의 신념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져 있다. 그 결과 같은 정치적 소신을 가진 부류 외 그 어떤 집단도 타자나 다름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적으로 규정해 버리는 정치적 프레임이 자리 잡게 됐다. 결토 옳치 않는 정치풍토다. 그래서 어느 곳에서든 정치 이야기만 하면 "신념 간 충돌이 일어난다"며 이를 피하거나 외면해 버리는 생활 속 관계 문화가 형성됐다. 그리고 우리 대화 공간에서 정치라는 주제는 어느 순간 배제되거나 민감한 주제로 치부돼 함부로 하면 안 되는 이야기, 싸움만 하게 되는 이야기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건강한 정치문화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선거 전략의 프레임이 후보자들에 의해 또는 그들과 호불호 관계로 얽힌 언론에 의해 유권자들에게 여과 없이 투시됐다. 그 결과 선거캠프가 제시하는 정책과 공약보다 그 당시 결정되는 소위 선거 프레임 전략에 편승해 유권자들을 호도하기에 바빴던 게 사실이다. 이제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을 향해 정책선거에 대한 바람과 기대를 요구하는 정치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전히 멈추지 않는 정치적 양극화, 이념적 양극화는 불신의 정치문화를 넘어 정치혐오의 대상만 될 뿐이다. 

 

 정치 지도자들이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차이와 다름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차이와 다름을 좁히고 협상을 통해 조정하는 것이 정치적 관계의 근본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그렇지 못한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생각이 다르면 곧 `네가 틀렸다`고 규정해 버리는 정치풍토가 만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조정하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조직들은 갈등과 정쟁을 넘어 결국 전투상황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국회에서 통과된 여러 법률안들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이어지고 결국 여야가 경직된 정치 상황을 연출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핵심 바탕인 선거 결과에 불복하거나 지지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이 얼마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서로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간의 불신이 증폭되고 서로 다른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와 교류의 단절을 우려하는 것도 결코 이와 무관치 않다. 극단적인 경우 상대방에 대한 정치적 폭력이 정당화로 이어지는 위험한 현상이 힘들게 쌓아온 우리 민주주의를 퇴보시킬지도 모른다. 

 

 출산 정책의 미래가 보이지 않고, 지역 경제 공동화 현상이 심화돼 자영업자들의 한숨 소리가 날로 깊어만 가고 있다. 소비자 물가가 들썩이고, 앞날이 구만리 같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갖지 못해 암담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서민 생활 풍경 중 하나다. 겹겹이 쌓여있는 국민 생활의 현실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대안 마련은 결국 다가올 총선에서 그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불신의 정치 프레임을 정책선거 프레임으로 바꾸지 않는 한 그런 기대는 사실상 난망(難望)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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