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철 울산시교육청 교육기자단  © 울산광역매일

 요즘 저희 아이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은 짜증 나 말 시키지 마!입니다. 어릴 때 순하던 아이였는데 사춘기가 되니 점점 퉁명스러워지고 방도 너무 어질러 놓습니다. 아침에 혼자 일어나지도 못해요. 아이와 자꾸 다투게 됩니다. 

 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정말 힘듭니다. 청소년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로부터 가장 흔히 듣는 하소연입니다. 

 청소년기는 서로가 이렇게 고달프고 화나는 시기여야만 할까요? 아닙니다. 청소년의 뇌 발달 특성을 조금만 이해해도 갈등이 훨씬 줄고 소통이 원활해질 수 있습니다. 

 아동의 뇌는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이성, 논리, 합리적 사고를 하는 전두엽 부위가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갑니다. 그러면 마치 리모델링하는 집처럼 머릿속이 어수선해지고, 말귀를 잘못 알아듣거나, 잠이 많아지는 등 특이한 행동들이 나타납니다. 

 게다가 감정조절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아동기나 성인기에 비해 약 40% 전동 격감되어 감정기복이 심하고 짜증을 쉽게 내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청소년 뇌의 변화를 이해하면 아이들의 짜증이 좀 더 이해가 되고, 괜히 아침에 잘못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약간 느긋해질 수 있겠지요. 

 실수로 전 세계 모든 인종, 환경, 또는 빈부 차이와 무관하게 청소년기가 되면 수면 패턴이 달라지면서 대체로 밤에 늦게 자고 아침에 늦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또 갓난아기 때 뇌와 몸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수면 시간이 길었던 것처럼 청소년기에도 백질과 회백질의 부피와 크기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수면 시간이 늘게 되는데 이시기에 건강한 뇌 발달을 위해서 수면시간은 평균 9시간 15분 이랍니다. 

 그러니 아이들은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리며 더욱 피곤해하고 짜증이 늘겠지요 그럼 해법은 뭘까요? 우선 청소년 자녀의 짜증, 방 어지르기, 늦게 일어나기 등에 대해 마치 갓난아기가 이가 날 때 칭얼대고 열나고 보채는 것처럼 여기고 조금 느긋하게 대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지 그래 짜증 날만도 하지 등 이렇게 아이의 입장이나 상황을 이해해 준 뒤에 그래도 어른 안테 막말은 안돼, 말을 조금만 부드럽게 해 주면 고맙겠다. 또는 방을 좀 어지르더라도 음식쓰레기만큼은 곰팡이 나지 않게 바로 버려주면 좋겠어 등 부드럽게 요청하면 아이도 순순히 응해줄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때 부모가 먼저 화를 내거나 큰소리로 비난을 하게 되면 아이의 입장에서 싸우거나 도망가는 반응이 즉각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른이 먼저 좀 차분해지는 심호흡을 서너 번 한 뒤에 조용히 말을 하거나, 이것이 어렵다면 글이나 문자로 부모님이 바라는 것을 간단명료하게 전달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이때에도 비난이나 경멸 같은 말투가 아닌 장점부터 약 5가지 먼저 찾아준 뒤 원하는 것을 전하면 아이도 좀 더 차분하고 합리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래야 할까요? 안타깝게도 청소년기의 뇌 리모델링이 끝나는 시기인 남자는 약 30세, 여자는 약 24세, 즉 평균적으로 약 27세 정도나 되어야 한답니다. 

 이 시기에 자녀와 함께 좀 더 우호적으로, 긍정적으로 지낸다면 마치 리모델링하는 집에 양질의 건축자재로 좀 더 크로 훌륭한 확장공사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자녀는 자신감, 자존감, 판단력, 지혜, 배려심 등을 갖춘 성숙한 인격체로 잘 자랄 수 있을 겁니다. 

 자녀가 청소년 시기를 좀 더 평화롭고 건설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응원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