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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칼럼> 울산동구 외국인노동자 문화센터가 필요한 이유
 
홍유준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기사입력  2024/02/18 [16:29]

▲ 홍유준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 울산광역매일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기준 울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2만3천620명이다. 이 중 30%가 넘는 7천377명이 동구에 살고 있다. 2022년 1월에 동구 거주 외국인이 2천900여명이었던 데 비하면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4천500여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동구 인구가 울산시에서 가장 적은 14%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동구는 가히 울산의 외국인 노동자 중심지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이는 동구의 주력 산업인 조선업의 생산 현장에 태국,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스리랑카 등지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가 급증한 결과일 것이다. 

 

 조선업 수주 실적이 살아나면서 외국인 근로자 증가 속도도 더 빨라졌다. 앞으로 외국인 인력 1만5천명이 더 필요하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등 동구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일단 동구에 긍정적이다. 조선업 침체 여파로 한때 2만여명이나 빠져나갔던 동구의 인구가 외국인 노동자 유입에 힘입어 감소세를 멈추고 증가 추세로 돌아섰고, 시들어가던 꽃바위 바다소리길 주변 상권이 다시 북적이는 등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갑작스런 외국인 인구 증가에 따른 문제가 걱정이다. 한국 문화와 관습에 낯선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겪는 생활상 불편 사항이 적지 않고, 그 반대로 일상에서 외국인을 접해야 하는 주민들의 걱정도 크다. 동구는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등 외국인 기업체를 비롯해서 경찰과 법무부, 고용노동부 등 8개 기관과 외국인 노동자 지원협의체를 만드는 등 외국인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시도 우리 말과 글이 서툰 외국인을 위한 외국인주민지원센터의 통번역 서비스를 10개국 언어에서 15개국 언어로 늘렸고, 매월 누리소통망으로 10개국 언어로 된 지역정보지를 만들어 배포한다.

 

 그러나 생활정보 소개, 언어지원 등에 못지않게 외국인 노동자가 일상에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외국인이 한국 문화에 더 쉽게 적응하면서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 융화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여가생활을 위한 소비활동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필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지역 내 네트워크 속에서 여가생활을 누리면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울산시립 동구 외국인노동자 문화센터`를 제안하고자 한다. 동구에는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퇴근 후나 휴일에 마땅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이러다 보니 삼삼오오 골목에서 배회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런저런 고민을 상담할 수 있는 곳도 마땅히 없다. 외국인 노동자의 정착을 위한 종합적 서비스가 가능한 문화센터가 꼭 필요한 이유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작년 7월 둘러본 경남 김해시 가야글로벌센터가 인상에 남아 있다. 국비 3억여원을 지원받아 문을 연 이곳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애로사항을 상담하는 기능을 넘어 외국인끼리 정보를 나누고 교류하는 사랑방 역할의 종합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특히, 지역민과의 갈등 해소를 위해 나라별 대표를 선정해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논의하고 주민과 함께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좋은 사례도 볼 수 있었다.

 

 많은 산업 현장이 외국인 노동자의 일손을 빌릴 수밖에 없어진 지 오래다. 이들을 가치있는 숙련 노동자로 만들고, 일상생활에서도 주민들과 융화될 수 있게 하려면 외국인 노동자가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종합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겨우 100달러에 머물던 1960년대 초 우리나라 청년들도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로 파견되어 지하 갱도에서, 병원에서 피땀을 흘려가며 일했다. 이들이 고생하며 조국으로 보낸 월급이 가족의 생계 해결을 넘어, 고속도로를 깔고 공장을 세우는 등 조국 근대화의 시드머니가 됐다는 사실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뼈아픈 해외 노동의 경험과 조국 근대화라는 역사를 바탕으로 이제 우리도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으로 올라섰다. 오늘날 지역의 외국인 노동자는 과거 독일에서 힘들게 일한 우리 선배 세대와 다르지 않다.

 

 울산시에서 동구 외국인 노동자 문화센터를 만들어 외국인 노동자가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융화되고 어울릴 수 있도록 배려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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