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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아침> 황홀한 고백
 
조윤주 시인   기사입력  2024/02/21 [16:38]

비가 오지 않아도 흠뻑 젖는 날이 있듯 

비가 내려도 가슴이 쩍쩍 갈라지는 날 있다

그러나 쉿! 겁내지 마라 

대지는 누군가 밟고 지나간 

패인 상처에 

보란 듯이 꽃을 피워낸다

우린 그렇게 밟힌 자리에 

뜨거운 체온을 버무려 꽃을 피우는 

웅덩이 하나씩 갖고 사는 것 

사랑과 이별 행복과 불행은 늘 

삶의 바깥과 안 사이를 오고가는 희로애락인 것 

저 너머에서 봄이 오듯이 

그대 아픈 자리에 

배냇짓하는 꽃망울 하나 

원시의 초록으로 일어나

상처를 덮을 것이니 

그대 사랑의 늪에 빠졌다 해도 

자신의 귀를 잘라내는 

고흐의 절망은 잊어라 

지나 보면 모든 수렁은 황홀한 것 

그곳에서 낯선 생명의 기쁨을 맛보리니

 


 

 

▲ 조윤주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작노트>

 

 장마가 지나간 후 곳곳에 남긴 웅덩이를 본다. 우리들의 삶도 이와 마찬가지다. 웅덩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모양으로 바뀐다. 꽃이 피기도 하고 메꿔져 더 단단해지기도 한다. 이처럼 웅덩이의 시작과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 바라보며 관찰하는 것이다. 함께 흘러가는 것이다. 그렇게 순응하는 일이다. 쓰고 고치고 또 쓰기를 반복하는 내 시처럼 미완성을 즐기는 것이다.  

 

 

조윤주

 

본명 조유호

한국문협, 중앙대문인회 회원, 한국예총 예술시대작가회 36대 회장

한국문학상 특별작품상 수상, 전국탄리문학상 수상, 구로문학상 수상, 서울오늘문학상 수상

서울오늘신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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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2/21 [16:3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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