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0 총선을 40일 앞두고 28일 하루 동안 국민의힘 남구 갑ㆍ을이 공천과 관련해 희비 쌍곡선을 그었다. 시당위원장이자 현역인 남구갑 이채익 의원은 전날부터 흘러나온 컷오프설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 불사를 천명한 상태다. 

반면 남구을에 출사표를 낸 김기현 전 당 대표는 박맹우 전 울산시장을 누르고 5선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 공천관리위원회가 규정한 `같은 지역 3선 페널티`를 극복하고 현역 불패를 이어가게 된 셈이다. 앞서 하루 전 충청권 1차 경선 결과에서도 당내 중진의원들이 컷오프를 통과한 바 있다. 지역 일부의 흐린 전망에도 불구하고 김 전 대표도 `대마불사`를 증명한 셈이다.

이채익 의원은 같은 날 울산시의회 기자회견을 통해 "작년에 있었던 당무감사 등에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저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들기 위한 각본에 따라 오래전부터 진행된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며 "중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무소속 출마를 시사한 것이다. 

이 의원의 배제설이 공관위에서 공식 발표된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의원이 강력 반발, 무소속 출마까지 거론한 것을 보면 직간접으로 컷오프 또는 불출마권유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 3선 중진인 이 의원의 반발을 우려해 중앙당 측이 사전에 공천배제설을 흘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의원은 이런 상황 전개를 `당 수뇌부나 공관위가 총선국면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3선 프레임을 씌워 자신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고 보는 듯하다. 

이 의원이 무소속 출마까지 언급한 배경에는 남구갑에 깔린 자신의 지지세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앙당 쪽에서 이 의원 배제설과 함께 `국민 추천제` 도입을 거론하는 것도 이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공천 신청자들로 민주당 전은수 변호사를 제압할 수 있느냐를 우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 추천제는 기존 공천 신청자 외 국민들로부터 유력 인물을 추천 받아 함께 경선하도록 하는 제도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전후 사정을 고려하면 결국 이 의원이 자신만 상대 후보에 대항력을 갖췄다고 보기 때문에 무소속 출마를 시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5선 고지를 목전에 둔 김기현 의원은 `상처뿐인 승자`로 평가될 개연성이 크다. 우선 당내 일부 중진의원들이 험지 출마를 수용한 대신 인요한 전 비대위 측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그는 `후방 기지`를 택했다. 이는 `정치적 큰 꿈`을 여러 차례 언급한 김 전 대표에게 향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경선을 앞두고 박맹우 전 시장 측과 겪은 갈등의 고리도 그가 우선 풀어야 할 매듭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끝까지 멋진 승부를 펼쳐주신 박맹우 선배님과 캠프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그동안의 수고와 노력에 존중의 마음을 전한다"며 "위대한 `울산의 대망(大望)`을 이루기 위한 대장정에 여러분의 큰 힘과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