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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논단> 출산, 마음먹기 나름
 
김현숙 시인   기사입력  2024/03/06 [16:23]

▲ 김현숙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골에 가면 아이들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동네에 아이들이 버글버글했다. 동네를 누비고 다니면서 넘어져도 옷은 툴툴 털어내고 까진 무릎은 침 한번 바르면 끝이다. 지금 이렇게 하면 미개인이라고 하겠지만 그때는 약도 귀했고 특히, 시골에는 약국도 잘 없었다. 그러니 침이나 바르고 된장 바르고 그러고도 잘 살았다. 꼭 부자가 아니어도 마음이 평화로웠다는 얘기다. 

 

 몇 년 전만 해도 어머니께서 고향에 살고 계셔서 친정을 가면 전부 낯선 사람만 있고 아이들은 다 뭘 하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나이 드신 분은 세상을 떠나거나 요양원에 가거나 해서 더욱 아는 사람이 없었다. 며칠을 있어도 가방 메고 학교 가는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다. 몇백 명씩 되던 아이들이 다 줄어서 손가락으로 셀 정도란다. 그런데다가 요즘은 자가용이 있으니 부모들이 태워서 다니니 학생이 보일 리가 당연히 없는 것이다. 

 

 그 넓은 운동장 그 넓은 교정을 둘러싼 아름드리나무는 그 자리를 잘도 지키고 있는데 사라진 것은 아이들이고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다. 봄가을이면 소풍을 가는 즐거움이 있었고 가을이면 가을 운동회가 있어서 경쟁심도 발휘하고 체력도 키우고 협동심도 배우는 추억 거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지금의 아이들은 체육관을 지어서 그 안에서 운동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햇빛을 보는 것은 칼슘을 합성해서 뼈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얼굴 탈까 봐서 그런지 흙먼지가 싫어서 그런지 지붕이 있는 체육관을 이용하는데 좋은 점은 비가 와도 체육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이렇게 애지중지 자란 아이들은 커서 무엇이 될까? 예전 같으면 대통령이 되거나 과학자가 되거나 법관이 되는 것이 꿈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이런 것은 아예, 꿈에 속하지도 못한다. 워낙 직업이 많아서 다양하게 꿈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연예인이 되어 연기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프로게이머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일하게 된다. 틀에 박히지 않고 자유롭게 꿈을 펼치며 살 수 있어서 신선하고 보기에는 참 좋다. 

 

 요즘 아이들은 개성도 강하고 자유롭게 자라다 보니 부모 자녀 간에도 소통이 쉽지 않다. 어른은 아이를 이해 못 하고 아이는 어른을 이해를 못 한다. 하나둘만 키우며 해 줄 것 다 해 주고 오냐오냐 키우다 보니 부족함이 없으니 서로의 속마음을 어떻게 알겠는가? 그저 당연한 줄로만 알고 있겠지요. 이렇게 키우다 보니 나중에는 부모가 스스로 발등을 찍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자식에게 그 섭섭함을 말하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살아갈 뿐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부모의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이란, 살아가면서 오순도순 모여서 식사도 하고 소소한 일상도 서로 이야기하면서 대화를 할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서로 바쁘다 보니 혼밥 혼술 싱글이란 말이 생겨났다. 이젠 너무나 당연한 신생어가 되었다. 이러다 보니 이젠 인구 부족으로 세계는 초비상이 걸렸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올까 하고 정치인들이나 행정가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고 나아가서는 기업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를 쓴다. 얼마 전 부영 그룹에서 아이를 낳으면 1억을 주고 셋째를 낳으면 임대주택도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세금이라는 것에 발목이 잡혀 며칠 떠들썩했다. 굳이 이런 기부에 세금을 떼야 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나의 친구는 딸이 시집을 간 지 몇 년이 되어도 아이가 없다. 그래서 물어봤더니 아이를 낳지 않기로 사위와 딸이 합의를 봤다고 한다.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아기 키우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그랬다고 한다. 거기까지는 좀 이해를 했다, 그런데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고 했다. 강아지 두 마리 키울 형편이면 차라리 아기를 낳아 키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었다. 그 친구는 딸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것 같았다. 신은 종족을 번식하라고 남과 여를 보냈는데 이제 그 인간들이 신의 영역도 거역하는 시대가 되었다. 

 

 나의 어머니는 나에게 늘 아이는 둘보다 셋이 낫다고 하셨다. 그러다 보니 마흔의 나이에 딸 하나를 더 낳았다. 옛날에는 자식이 부부의 끈이라고 해서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아도 아이 때문에 살아간다고 믿고 있었다. 불임 때문에 어떤 부부는 낳으려 해도 안 되고 낳을 수 있는 부부는 딩크족으로 살겠다고 낳지 않는다. 아무리 혜택을 주면 뭘 할까? 

 

 가정에서 부모가 교육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 요즘 부모들은 가정교육에 힘쓰지 않는다. 잔소리하는 게 싫은 거다. 몇 년째 텔레비전에서 하는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면 별별 아이들이 다 있다. 그 아이들을 교육하면 멀쩡한 아이가 된다. 오은영 박사는 부모가 교육을 안 하는 부분을 지적한다. 나는 그때 속이 시원해진다. 사랑의 매도 사라지고 훈육도 사라진 지금 부모들은 정신을 차리고 자녀를 교육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돈을 주고 집을 줄 것인가? 아이가 얼마나 소중한 보물인지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세미나가 많이 열려서 이 세상에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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