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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아침> 돌
 
이명덕 시인   기사입력  2024/03/20 [16:45]

뱃속에 굴러다니는 이 돌들은

어디서 굴러온 것일까

변기에 앉을 때마다

아랫배 속을 굴러 내려오는 돌

자꾸 허리를 숙이게 만드는 

결석(結石)들

 

계곡의 자갈돌 같고

파도에 휩쓸리는 몽돌 같고

한여름 풀벌레들 같은

이 물줄기는 한때

수줍은 듯 청량하게 흘렀지만 

지금은 아랫배에 고여 묵직하다

 

빛줄기가 들어가

돌을 부수고 치우지만

몸 곳곳을 향해 

시간들은 자꾸 돌을 던진다

 

죄 없는 자들이 던진 돌 같은

내가 지은 죄에게

내 몸이 던지는 돌

 

한밤 변기 위

돌들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를 

반성처럼 듣는다

 


 

 

▲ 이명덕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작노트>

 

상처가 언어의 빛을 만든다는 말을 믿으며 글자에도 영이 있다는 말을 믿는다, 생각하면서 내 판단에 의존하지 않고 기도하며 항상 하나님의 힘에 의존하려 했다. 버려진 말들 버려진 돌들 주워 모아 한 줌의 온기로 바꾸고 싶었다.  

 

 

 

이명덕

 

전남 화순 출생.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졸업.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도다리는 오후에 죽는다』 『그 여자 구름과 자고 있네』 『스펑나무 신전』 『사당동 블루스』 『당신에게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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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20 [16:4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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