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보건복지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지난 7일 예고한대로 지난 25일 전원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을 예고한 지 18일 만에 대다수 국민과 환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부를 상대로 결사 항전을 선택했다. 암담함을 느끼는 국민과 환자 입장을 떠나 울산시민들이 느끼는 황당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현대아산병원에 개설 돼 있는 울산의대는 정확히 말하자면 울산에 있어야 할 의과대학 캠퍼스다. 다시 말해 지난 1988년 보건복지부가 지역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울산대학교에 특별히 의과대학 개설을 허가해 줌으로써 현재 현대아산병원 내 의과대학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울산대학교는 의과대학 개교 후 기초 과목만 울산 소재 울산대학교에서 이수하고 실질적인 본과부터는 서울아산병원 의대 캠퍼스에서 이뤄지며 본과를 마친 후 인턴과 레지던트과정은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현대아산계열병원에서 수련의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울산시민들은 그동안 이같은 사실은 까맣게 몰랐다. 최근에서야 지역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서울아산병원 내 운영되고 있는 울산의대 본과를 본래대로 울산으로 환원시켜 줄 것과 울산의대 졸업 전공의들의 수련의과정을 울산대학병원에서 수행토록 할 것을 울산대학교 측에 요구 중이다. 하지만 울산대학측은 울산의대 본과이전과 관련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금번 의대 증원사태가 터진 것이다. 

 아산서울병원 내 울산의대교수들의 사직서 제출과 관련한 교수들의 주장에 대해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교수들은 제자들의 지키기 위해 불가한 선택이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은 이들이 겉과 속이 다른 주장을 한다는 생각이다. 속으로는 울산으로 오기 싫은데 마침 이번 사태가 터져 사직이라는 좋은 항쟁수단을 손에 쥐어준 격이라고 시민들은 생각한다. 

 울산대교수들이 단체 사직서를 제출하던 날 울산지역 일부 노동ㆍ시민ㆍ의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부가 발표한 지방의대 80%에는 무늬만 지방의대인 대학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며 "많은 대학이 학교 이름만 지방에 두고,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의대생 교육과 수련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정부가 울산대학교 의대 입학정원을 40명에서 120명으로 증원한 것이 현재 울산의대의 편법운영 상태로는 지역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된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들은 또 "울산 시민들을 팔아서 지금까지 울산의대를 서울아산병원에서 운영하면서 얻게된 유형무형의 자산을 울산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형식적인 말조차 없다"고 비난했다. "울산의대는 의대생의 이론 및 임상교육과 대학원 및 각종 연구소까지 완전히 울산으로 내려와야 한다"며 "한마음회관을 리모델링하는 수준이 아니라 별도의 의과대학 캠퍼스를 만들고 보건의료교육타운을 독립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렇듯 전 국민뿐만 아니라 울산시민들조차 울산대의대 교수들의 사직서제출에 대해 의사로써 교수로써 정당한 자세라 보고 있지 않다. 울산의대교수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의사로써 교수로써의 본분을 다해 주길 국민들과 울산시민들은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