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8 골목의 추억
하나의 바람 되어, 가사가 분다.
10원짜리 동전 같은 달이 다 벗어던진 다음
지구를 588바퀴 돌면 이튿날 해가 될 수 있는 건가.
어둑해서, 눈동자가 흔들린다.
지식이 스펀지 담요처럼 드러눕고
그 위에 사상이 홑이불처럼 엎어진다. 덕분에
아무렴과 아무렴이 합선돼 타오른다.
이 노래 언제 끝이 나는 건가.
지구를 588바퀴 돌고 있는 중이라는 신호음
부엉새 소리가 더더욱 좁고 길게 울려대는 것이다.
하나의 가사 되어, 바람이 분다.
송뽈깡
2002년 가을부터 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 당선으로 작품활동.
수주문학상.
시집「그 새는 새장이 구워준 빵으로 일생을 산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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