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반대해온 서울대ㆍ서울아산ㆍ세브란스ㆍ서울성모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 의대교수들이 오는 30일부터 매주 1회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셧다운`을 논의할 예정이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워온 의대 교수들은 지난 1일부터 중증ㆍ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기 위해 외래 진료와 수술을 대폭 조정했다. 

하지만 두 달 넘게 병원 진료 전반의 업무를 도맡고 있어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태인 데다 절대적인 인력 부족으로 물리적ㆍ체력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입장이다.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관계자는 23일 "오늘 오후 울산대 의대 비대위와 전국 의대교수 비대위가 오후 5시와 7시 각각 긴급 총회를 열고 매주 1회 셧다운을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삼성서울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별도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매주 1회 `셧다운`이 현실화하면 병원별 상황에 따라 셧다운 개시 시점 등이 달라질 전망이다. 

빅5 병원 외에 전의비에 참여하는 다른 병원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전의비에 참여하는 의대는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서울대ㆍ연세대ㆍ울산대ㆍ성균관대ㆍ가톨릭대를 비롯해 계명대ㆍ고려대ㆍ강원대ㆍ건국대ㆍ건양대ㆍ경상대ㆍ단국대ㆍ대구가톨릭대ㆍ을지대ㆍ이화여대ㆍ부산대ㆍ아주대ㆍ원광대ㆍ인제대ㆍ전남대ㆍ전북대ㆍ제주대ㆍ충북대ㆍ한양대 등 24곳이다.

전의비는 응급실ㆍ중환자실 인력은 남기겠다고 했지만 셧다운이 현실화하면 의료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의대 교수들의 사직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 2천명을 각 대학이 50~100% 사이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 가운데 의료계는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5일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에 반대해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되는 날로, 민법상 사직의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앞서 각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25일을 기점으로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사직서를 취합했다.

의료계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필수의료를 살릴 실질적인 대책을 논의할 의정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